미국 뉴욕주가 암호화폐 채굴의 환경적 영향을 파악할 때까지 관련 시장 확대를 억제하기 위한 '모라토리엄(유예)' 법안을 추진 중이다.
26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뉴욕주 하원의회는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암호화폐 채굴장에 대한 신규 허가를 2년 동안 유예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주 당국이 채굴장의 환경 영향을 파악할 때까지, 지역 내 채굴장의 탄소배출 수준을 동결하기 위한 조치다. 해당 법안은 찬성 95표, 반대 52표를 받아 하원의회를 통과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화석연료' 발전소를 이용하는 작업증명(PoW) 채굴장에 대한 신규 허가 발급이 2년 동안 유예된다. 이미 운영 중인 작업증명 채굴장이나 신재생 전력원 이용 채굴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법안은 주 환경보호부(DEC)가 암호화폐 채굴장에 대한 '종합 환경 영향 평가'를 진행하고, 채굴 업계가 뉴욕주 기후 목표 달성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것 또한 요구하고 있다. 뉴욕주는 1년 내 채굴장 평가를 마치고 유예 기간 내 개선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법안을 입안한 애나 켈스 하원의원은 "해당 법안을 통해 뉴욕 주가 2025년 온실가스 배출량 85% 감축 등 '기후리더십및지역사회보호법(CLCPA)'을 통해 정한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 법안 반대 측 "암호화폐 업계 혁신 저해"
법안에 대한 찬반이 갈리면서 관련 의회 논의가 두 시간 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 반대자들은 해당 법안을 시작으로 뉴욕 주가 암호화폐 채굴 금지 수순을 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지역 채굴 업계뿐 아니라 암호화폐 산업 전반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스멀렌 하원의원은 "해당 법안은 환경법을 가장한 '안티 테크(anti-tech)' 법안"이라며 "채굴업계가 뉴욕주를 이탈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존 올슨 블록체인협회 뉴욕지부 총괄은 "이같은 법안은 뉴욕에서 블록체인·암호화폐·웹3.0 산업이 환영받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법안 찬성 측 "업계 일부에만 영향"
법안을 찬성하는 의원들은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일부 채굴장에만 적용되는 법안이라면서, 해당 법안이 다른 암호화폐 부문의 발전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켈스 의원은 "적용 시설은 뉴욕 업스테이트 지역에 30곳, 다운스테이트 지역에 19곳뿐"이라고 설명했다.
켈스 의원은 그리니지제너레이션 등 채굴장들이 운영이 중단됐던 '화석연료 발전소'를 개조해 채굴장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107MW 규모의 천연가스 발전소를 가동 중인 그리니지는 현재 허가 갱신 절차를 밟고 있다. 이와 관련해, DEC는 4000여 건의 의견을 검토 중이다. 최종 결정은 오는 6월로 예정돼 있다.
켈스 의원은 그리니지 채굴장이 세수와 일자리 창출에 긍정적이라는 주장에 대해 "같은 지역에서 6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농업 및 관광 부문은 그리니지 채굴장에서 나오는 소음, 공기 오염, 수질 오염 등 부정적인 영향을 보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암호화폐 채굴 유예 법안은 이후 상원의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