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러시아에 대한 암호화폐 제재가 포함된 법안을 발의했다.
2022년 3월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워렌(Elizabeth Warren) 민주당 상원의원을 중심으로 마크 워너(Mark Warner), 존 테스터(Jon Tester) 등 10여 명의 상원의원이 러시아에 대한 암호화폐 제재가 포함된 ‘디지털 자산 제재 준수법’을 공동 발의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된다면 미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해 러시아 이용자들의 거래 차단을 의무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러시아가 경제 제재의 회피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은 미국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유럽연합(EU) 등의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바이낸스를 비롯해 코인베이스, FTX, 크라켄 등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에 러시아 이용자에 대한 암호화폐 거래를 차단해야 한다는 압박이 가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낸스는 “제재 대상이 되는 특정 인물이 아닌 일반 러시아 국민들의 거래까지 차단하는 것은 더 많은 사람에게 금융 자유를 제공하기 위한 암호화폐의 존재 이유에 반한다”는 이유로 러시아 이용자에 대한 거래 차단을 거절했다.
코인베이스 역시 “러시아의 모든 이용자를 차단하는 것은 러시아 국민에 대한 처벌이 될 것”이라며 제재 대상이 되는 특정 인물에 대해서만 거래를 차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해당 법안에 대해 “지금 당장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미국 등 서방의 여러 정치권에서 러시아가 경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암호화폐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이를 막기 위해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 더 큰 압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법안에는 미국인들에 대한 자금세탁을 막기 위한 조항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해당 법안에는 미국인들이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1만 달러(약 1200만 원)를 초과해 거래하게 될 경우 의무적으로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에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해당 조항은 지난 2020년 12월 FinCEN이 제안한 암호화폐 규제안으로 자금세탁방지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