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5만 달러 시대 열었다…상승 배경은

시가총액 1위 암호화폐 비트코인(BTC) 가격이 사상 최초로 5만 달러를 돌파했다. 미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의 대규모 비트코인 매수에 이어 글로벌 결제사들과 전통 금융권도 비트코인 대열에 합류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힘을 얻고 있다.

2021년 2월 16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5만602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72% 상승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글로벌 대기업과 기관들이 비트코인 시장에 대거 진입하면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테슬라 비트코인 가격에 불 붙여…애플·트위터 참전할까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는 비트코인 가격에 불을 붙였다. 테슬라는 2월 8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15억 달러 규모(약 1조6800억 원)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향후에는 자사의 전기차를 비트코인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입 소식은 비트코인 가격을 하루 만에 20% 가까이 끌어올렸다.

테슬라가 비트코인 시장 진입의 물꼬를 트면서 일각에서는 다음 타자로 애플과 트위터 같은 글로벌 기업도 비트코인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캐나다왕립은행 산하 글로벌 투자은행 RBC캐피털마켓은 테슬라를 이을 차기 주자로 시총 1위 기업 애플을 지목했다. 애플이 월렛과 같은 관련 사업을 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시장에서 점하고 있으며 잠재 수익은 4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트위터는 비트코인 투자를 검토 중이다. 네드 시갈(Ned Segal) 트위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위터가 대차 대조표에 비트코인을 추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으로 급여를 지급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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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용카드사, 비트코인 직접 결제 앞다퉈 도입

비자·마스터카드·페이팔 등 글로벌 결제 기업들의 암호화폐 서비스 확대도 비트코인 시장에 지속적인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카드사 마스터카드는 기존에 암호화폐 기업과 협력해 암호화폐 직불카드 결제를 지원했던 방식과 달리 2021년부터 마스터카드 네트워크를 통해 직접 거래를 지원할 예정이다. 비자(VISA)도 은행 고객사에 암호화폐를 사고팔 수 있도록 지원하는 API 서비스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카드사들이 암호화폐 결제 지원을 확대하면 실생활에서 암호화폐 사용폭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020년 10월 일찌감치 암호화폐 서비스 지원에 나선 페이팔은 비트코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2020년 4분기 실적보고에서 페이팔은 암호화폐 서비스 개시 후 신규 계정이 1600만 개 개설됐으며 4분기 매출이 2019년 4분기 대비 23% 증가했다고 밝혔다. 페이팔은 2021년 암호화폐 구매, 보유, 판매 기능을 간편송금서비스인 '벤모(Venmo)'로 확장하고 해외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전통 금융권, 암호화폐서 미래 먹거리 찾는다

세계적인 은행과 자산운용사도 암호화폐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뉴욕멜론은행(BNY 멜론)도 암호화폐 커스터디(수탁)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자산운용 고객사를 위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수탁, 이전, 발행 작업을 지원한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도이치방크(Deutsche Bank)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커스터디 서비스에 나설 전망이다.

8조8600억 달러(약 9764조 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2월 14일 자사가 운용하고 있는 두 개 펀드가 비트코인 선물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전 조치로 비트코인 투자 등급을 '투자 적격'으로 상향했다. 2월 12일 캐나다 온타리오 증권위원회(OSC)는 사상 최초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해 기대감을 높였다.

2020년 말 일부 전문가들은 2021년 말 비트코인 가격이 5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비트코인 가격이 5만 달러를 조기 달성하면서 가격 전망 목표치는 더욱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마이크 맥글론(Mike McGlone)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상품전략가는 "비트코인 가격이 다음 고지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10만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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