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 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들었다. 초대형 기업의 암호화폐 채택이 현실화되면서 차기 주자로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이 거론되고 있다.
2021년 2월 8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왕립은행 산하 글로벌 투자은행 RBC캐피털마켓은 최근 보고서에서 "테슬라에 이어 애플이 비트코인 매수 경쟁에 합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BC는 암호화폐 거래소나 월렛 사업이 애플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진행 중인 애플의 월렛 사업을 암호화폐로 확대하면 수익을 높이고 업계 선두주자로 자리를 굳힐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애플이 암호화폐 산업이 고전하고 있는 규제 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뿐 아니라 높은 기술 수준을 통해 시장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RBC는 "애플은 세계 최고 수준의 소프트웨어와 보안 생태계를 갖춘 기업"이라면서 "부정 행위 차단, 자산 보안 개선, 구매자·판매자 접근성이 가능한 폐쇄형 시스템을 제공해 신원인증 등 암호화폐 거래 시 부딪히는 문제들을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폴 시티브스 RBC도미니언시큐리티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암호화폐 사업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수익 규모를 400억 달러 이상으로 전망했다.
애플의 비트코인 잠재 수익은 미 결제 기업 스퀘어의 비트코인 실적을 근거로 산출됐다. 스퀘어는 월 활성 사용자 수가 3000만 명 수준이다. 2020년 3분기 비트코인 사업을 통해 16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애플은 2021년 1월 기준 활성화된 기기가 16억5000대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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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사업에 드는 연구개발(R&D) 비용도 애플이 스퀘어보다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퀘어가 비트코인 사업에 들인 연구개발(R&D) 예산이 10억 달러 미만인 반면, 애플의 암호화폐 거래소 사업 및 월렛 개발 비용은 5억 달러로 추산했다.
2020년 11월 댄 위스코프(Dan Weiskopf) 토로소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비트코인에 100~200억 달러 상당을 비트코인에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자사주를 공격적으로 사들이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높다"고 말했다.
RBC는 애플이 암호화폐 사업을 진행하면 미국이 10~20년 동안 암호화폐 산업을 선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암호화폐 대부분을 보유하게 되면서 정부가 산업을 제재할 가능성도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BC는 "암호화폐 거래 시장에서 애플이 가질 수 있는 기회는 확실하다"면서 "애플이 암호화폐 거래 사업을 하기로 결정한다면 즉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시가총액 1위 기업이다. 현금 자산만 200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현재 유통 중인 비트코인 25%를 사들일 수 있는 수준이다. 현재까지 애플은 암호화폐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해왔다. 아이폰을 통한 암호화폐 채굴, 애플 신용카드를 통한 암호화폐 매입을 금지하고 있다.
2월 8일(현지시간)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대규모 비트코인 매입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사이 20% 가까이 폭등했다. 2월 9일 11시 40분 토큰포스트마켓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19.81% 오른 4만607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