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교황 선출 과정이 다가오면서, 관련 추기경들의 이름을 딴 밈 코인(crypto meme coin)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출렁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이 전해진 지난 21일, 차기 교황 후보 중 한 명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의 이름을 테마로 한 밈 코인 가격은 순식간에 2천% 넘게 치솟았다.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 가나의 피터 턱슨 추기경을 기반으로 한 밈 코인도 비슷한 상승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현지시간) "가상화폐 트레이더들이 콘클라베(교황 선출 비밀회의)를 앞두고 밈 코인을 활용해 차기 교황이 누가 될지에 베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밈 코인은 본질적인 가치가 없는 대신, 재미나 화제성을 바탕으로 급등락을 반복하는 형태의 암호화폐다. 따라서 새로운 트렌드를 노리는 투자자들에게는 큰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그만큼 변동성도 크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시장은 빠르게 진정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미 파롤린, 타글레 추기경을 테마로 한 밈 코인이 큰 상승 폭을 반납했지만 아직도 가격은 여전히 플러스 영역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암호화폐 시장뿐만 아니라 예측 시장에서도 차기 교황을 두고 열기가 뜨겁다. 지난해 미국 대선 결과를 정확히 예측해 화제가 됐던 베팅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에 따르면, 현재 차기 교황 관련 베팅 금액은 무려 661만 달러(약 95억 원)에 달한다. 이곳에서 파롤린 추기경이 29.0% 확률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타글레 추기경(23.1%), 마테오 주피 대주교(12.2%), 피터 턱슨 추기경(8.1%)이 뒤를 잇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이 아직 치러지지 않은 상황에서 가상 자산을 둘러싼 투기적 움직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없지 않지만, 이런 방식의 투자와 예측은 과거에도 반복되어 온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전 세계가 차기 교황에 관심을 기울이는 와중에, 암호화폐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색적인 베팅 열풍이 앞으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