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고위 관계자는 디지털 유로 발행이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정치적으로 고려할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20일(현지시간) 국제결제은행(BIS)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부르크하르트 발츠 분데스방크 이사는 이날 중국-유럽 금융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디지털 유로 발행은 기술적 결정이 아니라 정치적인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 발전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들이 열리고 지불·결제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결제 인프라에 적용돼 금융 업무를 개선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첨단기술로 분산원장기술(DLT)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같은 기술적 진보의 빠른 속도를 감안할 때, 유로화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신속하고 확실한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유로는 금융 및 은행 시스템 안정성, 가치 저장 및 결제 지급 특성 자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사안으로 정치적인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며 "다른 대안들과 비교하면서 CBDC에 대한 종합적인 개념 분석과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CBDC 발행을 결정하기 앞서, △현금같은 익명성을 제공해야 하는지, △보상이 필요한지, △사용 목적 및 한도를 제한해야 하는지, △기존 결제 인프라 또는 DLT를 사용해야 하는지 등 많은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관련 잠재 위험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많은 중앙은행들이 해당 사안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국제적인 논의와 협력을 통해 빠르고 실질적인 진전을 도출해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처럼 전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결제 수단이 글로벌 중앙은행 공동체에 이익이 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규제와 감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유로존 내 디지털 유로에 대한 논의가 심화되는 가운데 나왔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달초 디지털 유로 이니셔티브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발행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여론 수렴을 위한 공개 협의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