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 공식적인 디지털 유로 프로젝트의 진행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ECB는 디지털 유로가 소매 결제에 미칠 영향과 대처 방안, 유로시스템에서의 디지털 유로 활용 가능성, 다양한 기술·운영 모델 등을 다룬 관련 보고서를 발간했다.
ECB는 "여러 미결과제에 대한 의미있는 해답을 얻기 위해 내년 중반기까지는 디지털 화폐 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이라면서 "디지털 유로 개발 및 실험 진행을 위한 조사 단계를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설계 여부나 구체적인 채택 모델, 발행 시점, 유통 방식 등은 거론되지 않았다. 다만 ECB는 디지털 유로가 여러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유로는 상호운용 가능한 표준 프론트엔드 솔루션을 통해 유럽 전역에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민간 결제 솔루션과도 호환돼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주며,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 등의 특성도 갖춰야 한다.
기능적으로도 해외 통화 및 미규제 기관의 결제 솔루션에 뒤쳐지지 않아야 할뿐 아니라, 기존 결제 서비스와 분리된 탄력적인 채널을 통해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유로존 외부 이용 기능 및 친환경 기술 설계가 요구된다.
아울러 ECB는 디지털 유로가 기존 통화 정책과 금융 안정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자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 투기를 불러일으키거나, 외면받아 도태되는 일이 없게끔 만들어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ECB는 "디지털 유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국민들에게 안전한 화폐 접근성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이는 유로시스템이 가진 목적을 뒷받침하고 유럽의 지속적인 혁신 노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2일 ECB가 디지털 유로에 대한 상표 등록 출원서를 제출한 것이 확인되면서 디지털 유로 발행 기대가 한층 높아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