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디지털 유로 발행에 대한 입장을 몇 주 내 공개할 전망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디지털 유로 도입의 장점과 리스크, 운영 과제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재는 "전담 태스크포스(TF)가 디지털 유로 발행에 대한 결론을 몇 주 내로 발표할 계획"이라며 "이후 관련 사안에 대한 공개 협의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ECB는 유로존 중앙은행들과 디지털 유로의 실행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전담 TF를 조직한 바 있다.
총재는 현금 대신 디지털 결제 방식을 선택하는 소매 이용자들이 늘고 있으며, 이같은 이용자들에게 디지털 유로가 유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디지털 유로가 가져올 수 있는 은행 산업의 공동화(空洞化), 민간 솔루션 위축 등의 리스크를 거론하면서 ECB와 유로존 19개 중앙은행을 포함하는 유로시스템이 해당 사안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지낸 라가르드는 작년 말 ECB 총재로 공식 선출됐다. 총재는 일찍부터 유럽 금융당국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같은 혁신 기술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와 민간 발행 디지털 화폐가 등장함에 따라,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국영 디지털 화폐 개념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 스웨덴 리스크방크는 이미 관련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을 포함한 일부 유로존 국가에서는 여전히 현금 사용이 우세한 상황이다. 때문에 디지털 유로가 큰 유인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