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블록체인 게임 '크립토키티'의 개발사인 대퍼랩스(Dapper Labs)가 이더리움 생태계를 떠나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한다.
9일 대퍼랩스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플로우(Flow)'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또 개발자들이 플로우를 활용할 수 있는 웹 버젼 인터페이스 '플로우 플레이그라운드(Flow Playground)'를 공개했다.
그동안 디퍼랩스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제공해왔지만 플로우 오픈을 기점으로 인터테인먼트 및 게임 분야에서 자체 플랫폼 서비스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파트너사들이 플로우를 활용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및 디지털 자산을 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퍼랩스가 이더리움 생태계를 떠나는 이유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확장성 부족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출시된 크립토키티는 블록체인 게임의 문을 연 대표적인 작품이다. 특히 NFT(대체불가능토큰)라는 기술을 도입해 사용자들은 세상에 하나뿐인 고양이 캐릭터를 수집하고 거래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후 많은 블록체인 게임들이 이러한 NFT를 도입하기도 했다.
당시 크립토키티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많은 사용자가 몰려 이더리움 전체 트랜잭션의 20% 가량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사용자의 게임 내 모든 활동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기록되면서 네트워크 과부하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전송 수수료가 급등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암호화폐 평가업체 와이스 레이팅스(Weiss Ratings)는 트위터를 통해 "크립토키티 개발사가 이더리움을 떠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이더리움은 아직 충분한 확장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퍼랩스가 새로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플로우는 스마트 컨트랙트의 설계와 실행, 토큰 발행, 디앱(DApp) 개발을 지원한다. 플로우는 상호호환성이 뛰어난 자체 프로그래밍 언어 '캐든스'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개발자는 손쉽게 코드를 설계하고, 이미 설계된 코드를 결합하고 활용할 수 있다.
대퍼랩스는 플로우의 생태계 발전을 위해 플로우 기반 디앱이나 게임을 만드는 팀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플로우 알파’ 파트너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다.
디터 셜리(Dieter Shirley) 대퍼랩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크립토키티를 개발하면서 아직까지 게임에 적합한 블록체인이 없다는 점을 실감했다”며 “우리는 플로우를 통해 많은 사용자들이 동시에 이용해도 원활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퍼랩스는 플로우 개발을 위해 지난해 11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대퍼랩스에는 앤드리센 호로비츠, 유니온 스퀘어 벤처스, 벤록 등의 투자자들이 투자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