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스테이블코인 '리브라'의 등장으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디지털 화폐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일본 중앙은행 전 고위관계자가 말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일본중앙은행 결제지급 부문 수석을 지낸 히로미 야마오카(Hiromi Yamaoka)는 리브라로 인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 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영란은행, 일본, 유럽연합, 캐나다, 스웨덴, 스위스 6개 중앙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공동 연구 그룹을 설립했다.
히로미 야마오카 전 수석은 이러한 결정이 단순히 정보 공유를 위한 것이 아니라 "리브라와 같은 디지털 화폐를 저지하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디지털화폐는 거래 비용을 더욱 저렴하게 할 것이다. 주요 중앙은행들도 디지털 기술로 결제를 효율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의 리브라 발행 추진은 수십년 후에도 국가가 화폐를 통제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일으켰다. 이에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자체 디지털화폐 검토에 나섰으며 중국은 파일럿을 진행하는 등 대열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은 유럽중앙은행과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지만 당분간 CBDC를 내놓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전 수석은 이러한 공동연구를 통해, 대규모 도매 결제 부문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소규모 소매 결제 부문의 디지털화폐 도입은 장벽이 훨씬 높은데 이는 "민간 부문의 경쟁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마오카 전 수석은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를 통해 더 손쉽게 마이너스 금리를 심화할 수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CBDC로 통화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는 다소 약화된 것 같다"고 전했다.
리브라는 지난해 공개된 직후부터 각국 정부 당국의 우려와 규제 압력을 받고 있다. 출시 가능성이 불투명해지자 협회 내부의 결속력도 약화됐다. 앞서 당초 페이스북을 포함한 28개 기업이 리브라협회에 참여했지만 지난해 10월 페이팔(PayPal)과 이베이(Ebay), 비자(Visa), 마스터카드(MasterCard) 등의 7개 업체가 중도 하차했으며 최근에는 영국 통신업체 보다폰이 협회 탈퇴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