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 수장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지키는 중앙은행의 역할을 민간에 넘겨서는 안 된다고 발언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우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은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결제 시스템의 중심에 서려면 디지털 화폐 혁명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프린스턴 대학 연설에서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민간업계는 고객을 상대로 하는 활동에 탁월하지만, 중앙은행은 신뢰 기반을 제공하고, 유동성을 보장하며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무총장은 "중앙은행들이 디지털 화폐 논의에 가장 앞장서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상황보다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도 "혁신적인 변화를 경험하는 금융산업을 주도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디지털 화폐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장은 '암호화폐'가 화폐의 핵심 기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등, 비트코인과 기타 암호화폐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여왔다. 리브라에 대해서는 "페이스북과 같이 이미 데이터 리소스를 보유한 기술 대기업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불공정 경쟁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무총장은 화려하고 새로운 기술 때문에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해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번쩍이는 고층건물은 놀라운 광경이다. 하지만 이렇게 감탄하면서, 그 기반은 간과될 수 있다. 기반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오리혀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통화(CBDC)도 언급했다. 그는 금융기관으로 사용이 제한되는 CBDC는 허용하는 반면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암호화폐는 매우 위험하다고 밝혔다. 그는 "누군가 중앙은행에 계좌를 개설한다면, 모든 사람이 사용하는 원스톱 은행이 될 것"이라며 이러한 리스크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우스틴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이 총괄하는 국제결제은행은 금융기술 혁신에 대한 중앙은행 간 국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BIS 이노베이션허브(BIS Innovation Hub)'를 설립,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등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자신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5년 내 디지털 달러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CBDC를 "천천히 서둘러야(rush slowly) 할 영역"이라며, 고객 보안, 금융 안정 리스크를 짚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