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Jerome Powell) 의장이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인정하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도 안전자산 특성을 강조하면서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돌파하며 역사적 고점을 경신했다.
9일(현지시간) 더 모틀리 풀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딜북 서밋에서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투기자산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금과 같지만 가상이고 디지털이다. 결제 수단이나 가치 저장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고 변동성이 매우 크다. 달러의 경쟁자가 아닌 금의 경쟁자"라고 언급했다.
LMAX그룹의 시장전략가 조엘 크루거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비트코인을 글로벌 시장의 주요 자산으로 인정하는 또 다른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크루거는 금 시가총액이 비트코인의 10배 수준이라며 성장 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지난 9월 발표한 백서에서 비트코인의 특성상 일부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위기와 공포 시기에 '안전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도 비트코인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언젠가 달러화에 도전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비트코인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기존 금융시스템의 대안으로 탄생했다. 미국 통화 공급을 감독하는 기관의 수장인 파월 의장은 이러한 관점을 일축하려 했을 수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이 금과 비교한 발언에 주목했다. 일부는 이 발언이 비트코인을 10만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린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2100만 개로 발행량이 제한돼 있고, 채굴 보상이 21만 블록마다, 즉 약 4년마다 절반으로 감소하는 희소성을 가진다. 비트코인의 인플레이션 헤지 능력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지만, 최근 고금리와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도 예상보다 견조한 가격을 유지하며 여러 차례 반등했다.
세계 최고 투자자 중 한 명인 워런 버핏이 비트코인을 '제곱된 쥐약'이라고 비판하는 등 논란이 있지만, 마이클 세일러와 같은 지지자들은 가격 급등을 환영하고 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거래 처리에 수분에서 수시간이 걸릴 수 있고 스마트계약 기능이 제한적이란 단점이 있다. 다른 암호화폐 네트워크들은 수초 내에 많은 거래를 처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비트코인은 암호화폐 시장의 개척자로서 항상 브랜드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 파월 의장이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의 경쟁자로 인정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발언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재정·예산 문제가 조만간 시정되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잠재적으로 인플레이션 환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터넷과 함께 성장한 젊은 세대들은 금보다 비트코인을 더 친숙한 자산으로 여기고 있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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