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맞춤 규제를 요구하는 코인베이스의 공식 청원을 최종 거부했다.
15일(현지시간) SEC는 2쪽 분량의 답변서를 통해 "신중한 고려 끝에 현 시점에서는 코인베이스가 요청한 규칙 제정이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해당 청원을 거부했다.
코인베이스는 작년 7월 21일 SEC에 청원서를 제출, 암호화폐 산업에 맞는 신규 규제 체계를 수립하기 위해 광범위한 규칙 제정 작업을 실시해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SEC는 이번 답변서에서 "암호자산 증권(암호화폐)과 해당 증권의 발행인, 매매·결제·수탁 중개인에 대한 기존 증권 법령 및 규정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청원서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SEC가 다른 우선적인 사안들을 다루며 광범위한 업무를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규칙 제정 시기와 사안의 우선순위를 결정할 재량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SEC는 "거래소의 청원을 수행하는 것이 우선 작업에 대한 위원회 선택을 상당히 제한할 수 있는 만큼 이 같은 청원을 거부한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기존 규제 체계의 변경 여부와 방식은 SEC가 현재 직간접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암호화폐 관련 작업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향후 상황이 보장하는 범위 안에서 청원서에 제기된 문제에 대해 추가 검토를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관련 성명에서도 기존 증권법이 암호화폐 자산 증권을 적절히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EC가 충분한 법적 권한을 가지고 암호화폐 산업 규제를 위한 규칙 제안에 참여하고 있으며, 집행부를 통해서도 잘못된 행위를 다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규칙 제정 우선순위 결정에 대한 위원회 재량권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SEC는 해당 청원에 침묵하다가 올초 거래소가 법원에 답변을 강제해줄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 같은 답변서를 내놨다. 증권 당국은 답변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6월 "규칙 제정을 거부하는 것인지 아니면 응답할 시간이 더 필요한지 밝히라"는 법원 명령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이번 답변서에 대해 코인베이스 최고법률책임자(CLO) 폴 그루월은 "SEC가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면서 관련해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암호화폐 산업을 공정하게 바라보는 그 누구도 관련 법이 명확하다거나 더 이상 작업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SEC 소속 위원 두 명 역시 해당 거부 결정에 대한 반대 성명을 냈다.
헤스터 피어스 위원과 마크 우예다 위원은 성명을 통해 "위원회가 이러한 중요한 사안에 대해 논의하지 않은 것에 실망스럽다"면서 "미국에서 암호화폐 산업이 계속 발전할 토대를 놓기 위해 이해관계자들이 계속해서 구체적인 규칙 변경, 지침, 면제 조항들을 제안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코인베이스 CLO는 "두 위원이 청원 거부에 동의하지 않고 진정한 대화를 촉구했다"면서 감사를 표했다. 그는 "매달 바뀌는 법적 입장에 따라 소송을 방어하지 않도록 소비자와 미국 혁신에 도움이 되는 법과 규칙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