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암호화폐 거래소 FTX는 이달 3일(현지시간) 델라웨어 파산법원에 투자 자문사를 통해 7억4400만 달러(9660억원) 상당의 그레이스케일·비트와이즈 신탁 자산을 매각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문건을 제출했다.
FTX는 "신탁 매각을 통해 예정돼 있는 채권자 대상 현금 자산 배분에 대비할 수 있다"면서 "법원 승인 시 적절한 시기에 신탁을 처분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 번의 거래를 통해 다수의 매수자에게 신탁 자산을 매도할 수 있는 만큼 개별 진행에 따른 비용이나 시간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FTX가 처분 승인을 요청한 신탁 자산은 그레이스케일 신탁 5종(10월 25일 기준 6억9100만 달러)와 비트와이즈 신탁 1종(5300만 달러)이다. 신탁은 직접 기초 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해당 자산에 투자 노출할 수 있는 상품이다.
거래소는 해당 문건에서 투자자문사가 최소 두 건 이상 입찰을 받아 자산을 처분할 수 있도록 하고, 모든 이해관계자 대표로 구성된 가격책정위원회를 수립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거래소 측은 "투자자문사를 통한 신탁 처분을 통해 가격 변동 위험을 완화하고 신탁 자산의 최대 가치를 보존할 수 있다"면서 "이는 채권자 수익을 극대화하고 공평한 자금 배분에 도움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산 직전 세계 2~3위였던 FTX는 고객 자금 유용 및 재정적 부실이 드러나면서 빠른 속도로 무너졌다.
지난주 재판에서 FTX 설립자 샘 뱅크먼 프리드는 증권 사기 및 공모 등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내년 3월 28일 선고를 예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론적으로는 최대 115년 징역형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15~20년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