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설립자이자 CEO였던 샘 뱅크먼 프리드가 7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받았다.
2일(현지시간) 이너시티프레스에 따르면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5주간의 재판 끝에 FTX 설립자가 거래소 고객과 대출기관, 투자자를 사취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7개 혐의 모두에 대해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했다.
샘 뱅크먼에 제기된 7개 혐의는 ▲FTX 고객에 대한 유선 사기 ▲FTX 고객에 대한 유선 사기 공모 ▲알라메다 대출기관에 대한 유선 사기 ▲알라메다 대출기관에 대한 유선 사기 공모 ▲FTX 투자자에 대한 증권 사기 공모 ▲FTX 고객에 대한 상품 사기 공모 ▲자금 세탁 공모이다.
데미안 윌리엄스 검사는 유죄 평결 후 성명에서 "(FTX 사건은) 미국 역사상 최대 금융 사기 중 하나"라면서 "이 같은 전형적인 사기와 부패는 용인될 수 없다"고 말했다.
샘 뱅크먼은 2022년 11월 FTX 붕괴 이후 본사가 있던 바하마에서 체포돼 미국으로 송환됐다. 보석 상태에서 측근 캐롤라인 엘리슨 전 알라메다 CEO의 일기장을 언론에 유출하고 암호화 메시지 앱을 통해 잠재적 증인에게 접근해 증언 조작을 시도해 보석이 취소돼 이후 수감 생활을 했다.
FTX 설립자는 재판 막판 직접 변론에 나서서 "마지막날까지 FTX와 알라메다를 모두 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고의적 범죄가 아닌 미흡한 운영 감독, 실수에 따른 결과임을 피력했다. 샘 뱅크먼 측 수석 변호사 마크 코언도 "잘못된 사업 결정이 범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최후변론에서 캐롤라인 엘리슨 알라메다 전 CEO, 게리 왕 전 FTX 최고기술책임자(CTO), 니샤드 싱 전 FTX 엔지니어링 책임자 등 임원 3명의 증언은 샘 뱅크먼이 자신이 주장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범죄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배심원단이 만장일치로 유죄를 평결하면서 루이스 카플란 판사는 내년 3월 28일을 선고일로 잠정 결정했다. 샘 뱅크먼 프리드는 최대 11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FTX 설립자 측은 항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마크 코언 수석 변호사는 이후 성명을 통해 "배심원단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결과는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뱅크먼은 무죄 주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혐의와 강력히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샘 뱅크먼은 2024년 4월 5개 다른 혐의에 대한 재판도 받게 될 예정이다. ▲FTX 고객에 대한 파생상품 매매 관련 사기 ▲FTX 투자자에 대한 증권 사기 ▲은행 사기 공모 ▲미허가 송금 사업 운영 공모 ▲해외반부패법(FCPA) 뇌물공여죄 위반 공모 등이다.
이번 재판에 대해 힐 고든 앤 린델의 파트너 변호사 샘슨 앤저는 더블록에 "기업의 준법 및 통제력 부재를 부검하는 시간이었다"면서 "적절한 통제력, 투자 헤징 등 리스크 관리 방안, 기록·보존·통신 방식 등 업계가 고객과 상대 거래자를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생각해 보게 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