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발표한 전방위적 관세 정책 여파로 미국 암호화폐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비트코인(BTC) 채굴업체부터 암호화폐 거래소까지 전반적인 주가가 급락했고, 일부 기업의 기업공개(IPO)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 미국으로 수입되는 거의 모든 품목에 최소 1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57개국을 겨냥한 ‘상호주의 기반’ 추가 관세도 포함됐다. 발표 직후 뉴욕증시 주요 지수인 S&P500과 나스닥은 일제히 약 10% 하락했다. 암호화폐 관련 기업의 주가 낙폭은 그보다 더 컸다.
이번 관세 정책은 트럼프 대통령이 암호화폐 친화적인 자세를 취한 점을 고려하면 업계 입장에서 더욱 뼈아픈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주요 거래소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했으며,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차세대 금융 핵심으로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그런 우호적 분위기와 무관하게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며 전방위 매도로 이어졌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는 발표 이후 주가가 약 12% 하락했고,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의 주식을 추종하는 '코인셰어스 크립토 마이너스 ETF(WGMI)'는 약 13%의 손실을 기록했다. 나스닥 상장사인 전략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던 와중 발표 이후 주가가 약 6% 하락했다.
시장 불안은 기업공개 일정까지 흔들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은 2025년 IPO 준비를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클은 지난 4월 1일 상장 서류를 제출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급변하는 시장 상황으로 추가 진행을 보류 중이다.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 티켓 플랫폼 스텁허브(Stuhub) 등도 상장 연기를 검토하고 있어, 이번 관세 조치가 기술주 및 신산업 전반에 걸쳐 파장을 일으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비트코인은 탈중앙화된 특성 덕분에 이번 주 주가 하락 흐름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미국 증시가 급락하는 와중에도 비트코인의 현물가는 8만 2,000달러 이상을 유지하며 ‘시장과의 탈동조화’ 조짐을 보였다.
JP모건은 이번 관세 정책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기존 40%에서 60%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미국 정책의 혼란성이 금년 글로벌 경제 전망에서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급망 차질, 미국 기업의 투자심리 위축, 전 세계적인 보복관세 가능성이 시장 위축을 가중시키며, 향후 암호화폐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