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조치에 대한 중국의 강력한 보복 대응으로 인해 또 한 번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했다. 4일(현지시간) S&P500 지수는 6.0% 급락하며 이번 주 마지막 거래일을 충격 속에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 역시 각각 5.5%, 5.8% 하락하며 큰 낙폭을 보였다.
이번 급락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대중 수입품에 대한 관세에 맞서 중국이 자국 내 미국산 품목에 대해 보복관세를 선언하면서 촉발됐다. 특히 의료기기업체 GE헬스케어(GEHC)는 중국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16.0% 급락하며 S&P500 구성 종목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BTIG 소속 애널리스트는 GE헬스케어 연간 매출의 12%가 중국에서 발생하며, 다국적 기업 제품의 현지 생산 여부에 따라 규제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주 역시 타격을 받았다. OPEC+의 예상을 웃도는 생산량 증가와 미중 무역 갈등이 복합 작용하며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했다. APA코퍼레이션(APA)은 14.4%, 베이커휴즈(BKR)는 13.3% 하락하며 시장 내 충격을 반영했다. 대표 원자재인 구리 선물 가격도 세계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해 하락했고, 안전자산 금마저 일부 차익실현 움직임으로 인해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 금·구리를 모두 생산하는 프리포트 맥모란(FCX)도 13.0% 하락했다.
이날 반도체 업종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씨티그룹은 마이크론테크놀로지(MU)를 중국 관세에 직접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지목했으며, 마진 압박을 이유로 주가가 12.9% 하락했다. 씨티는 무역전쟁이 경기침체로 이어질 경우 반도체 업종 전반이 20% 이상의 하방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과의 관세 협상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최근 급락했던 일부 소비재 업종은 반등했다. 덱커스아웃도어(DECK)는 5.1%, 나이키(NKE)는 3.0%, 룰루레몬(LULU)은 3.2% 오르며 S&P500 내 상승 상위권에 올랐다. 베트남 내 생산시설을 보유한 이들 기업은 전일 아시아발 관세 우려로 크게 흔들렸던 바 있다.
금리 하락은 주택 건설주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 아래로 떨어지며, D.R.호튼(DHI)과 NVR(NVR)은 각각 4.5%, 4.2% 상승했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주택 관련 업종에 단기적인 안도감을 제공한 셈이다.
이번 급락은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대외 무역 정책이 글로벌 시장에 상당한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무역전쟁 격화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공급망과 기업 이익에 어떤 충격을 줄 것인지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