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형 테크기업 화웨이 CEO가 중국이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해 미국 페이스북의 리브라와 시장 점유율을 다툴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25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은 18일 이탈리아의 한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페이스북 리브라와 동등한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을 가진 암호화폐를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회장은 리브라가 미국의 패권과 연결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중국이 자체적으로 이러한 암호화폐를 발행할 수 있다. 왜 타기업이 이를 발행하도록 기다리겠는가. 국가 권력은 언제나 인터넷 기업보다 강력하다"고 답했다.
중국 인민은행의 연구소장 왕신(Wang Xin)도 페이스북의 리브라가 국가 경제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은 바 있다.
소장은 "리브라가 결제, 특히 국경 간 결제에 널리 사용되면 화폐처럼 기능하면서, 화폐 정책 및 금융 안정성, 국제 통화 시스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새로운 화폐 경쟁을 야기하고, 금융 자주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장은 "리브라가 미국 달러와 긴밀히 연관된다면, 달러 중심의 디지털 화폐와 각국 법정화폐가 공존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해진다. 사실상 미국과 미 달러가 주도하는 것이라면, 경제, 금융, 국제 정치적으로 큰 여파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자체 암호화폐 작업에 일찍 뛰어 들었다. 중국 인민은행은 2014년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와 경쟁하기 위해 디지털 화폐 연구를 시작했으며, 2017년 연구 심화를 위해 관련 기관을 설립했다.
미국 의회와 규제기관은 페이스북 리브라를 집중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 재무장관, 연준 의장까지 강력한 규제 의사를 드러냈으며, 상하원 청문회를 통해 리브라의 적합성에 대한 불신을 내비쳤다.
페이스북 블록체인 부문 수장인 데이비드 마커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열린 상원청문회에서 철저한 규제 준수 의사를 피력하는 가운데, "페이스북이 혁신을 지속할 수 없게 되면, 기회가 다른 기업으로 넘어갈 것"이라며 중국에 선두를 빼앗길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