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비트코인 선물의 '미결제약정 레버리지 비율'이 최고 수준을 보이면서, 급격한 가격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비율이 증가한다는 것은 미결제약정이 시장 규모를 앞지르고, 변동성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결제 약정 레버리지 비율'은 미결제 상태인 무기한 선물 계약에 들어온 자금(달러)을 기초 자산의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해당 비율은 시장 규모 대비 레버리지 수준을 보여주고, 파생상품 시장 활동에 대한 현물 가격의 민감도를 나타낸다.
디센트럴파크캐피털과 글래스노드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무기한 선물 미결제약정 레버리지 비율은 각각 0.03과 0.0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디센트럴 소속 루이스 하랜드 연구원은 "해당 비율 상승은 미결제약정이 시장 규모를 앞지르고 있고, 선물 롱·숏 스퀴즈로 인해 변동성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음을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무기한 선물은 만기일이 없는 계약이다. 스퀴즈는 시장이 잡은 포지션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때, 다수의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던지면서 급작스럽고 빠른 가격 움직임을 촉발하는 것을 말한다.
롱스퀴즈는 다수가 매도를 통해 롱 포지션에서 빠져나오면서 가격 하락을, 숏스퀴즈는 다수가 매수를 통해 숏 포지션에서 가격 빠져나오면서 반등을 야기하는 것을 말한다. 레버리지 비율이 높을수록 자산 가격에 대한 롱·숏 스퀴즈의 영향은 더욱 커지게 된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델피디지털 소속 애널리스트인 앤드류 크론도 고객 보고서에서 비슷한 의견을 전달했다. 보고서는 "해당 비율은 미결제약정이 시장 규모에 비해 크다는 것을 가리키며, 이는 시장 스퀴즈 및 청산 폭락 리스크가 높은 상태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더리움의 레버리지 비율이 비트코인보다 38% 더 높기 때문에 앞으로 몇 주 동안 이더리움이 더 큰 변동성 리스크에 놓일 수 있다고 봤다.
공급량을 낮추고, 가치저장 기능을 강화하는 이더리움의 대형 업그레이드 '머지(Merge)'를 앞둔 가운데, 거래자들이 현물 매수, 선물 매도 같은 합성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이같은 위험은 더욱 증폭될 수 있는 상황이다.
31일 오전 9시 36분 토큰포스트마켓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1.34% 하락한 1만9957 달러, 이더리움은 전날 대비 0.25% 상승한 1547.3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