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결제 서비스로 유명한 블록(Block Inc.)이 캐시앱(Cash App) 관련 규정 위반 혐의로 뉴욕 금융 서비스국(NYDFS)과 약 40만 달러(약 58억 4,000만 원) 규모의 합의에 도달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NYDFS의 동의 명령서를 인용해 이번 벌금이 자금세탁방지(AML) 및 암호화폐 컴플라이언스 전반에 걸친 미흡한 관리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NYDFS는 블록이 고객에 대한 적절한 실사 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고위험 비트코인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심스러운 거래가 발견됐음에도 보고가 지연되는 등 금융 당국에 대한 보고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캐시앱 플랫폼 내의 소비자 보호법 위반 가능성도 제기됐다.
블록 측은 과거 캐시앱의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NYDFS와 협력했다고 밝혔지만, 위법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블록은 2009년 인터넷 기업가이자 비트코인 지지자인 잭 도시(Jack Dorsey)가 설립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NYDFS와의 이번 합의는 지난 해부터 논의되어 온 사안으로, 이에 대한 내용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 문서에도 반영돼 있다.
이번 벌금은 올해 블록이 마주한 첫 규제 리스크는 아니다. 앞서 이 회사는 AML 프로그램 운영과 관련된 위반 혐의로 다른 주 규제당국에 8000만 달러(약 1,168억 원)에 달하는 벌금을 납부한 바 있다. 이처럼 공격적인 규제 대응에도 불구하고, 블록은 서비스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블록은 전년 대비 4.5% 증가한 60억 3,000만 달러(약 8조 8,0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주당순이익은 0.71달러로 51%나 증가했다. 특히 상인 결제 총액(GPV)은 10% 증가한 619억 5,000만 달러(약 90조 4,000억 원)로 나타나 결제 인프라의 꾸준한 성장 흐름을 시사했다.
캐시앱 부문은 2024년 4분기 동안 13억 8,000만 달러(약 2조 150억 원)의 총이익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견인했다. 현재 이 플랫폼은 한 달에 5,700만 명 이상이 거래에 참여하고 있으며, 일부 사용자는 2018년부터 비트코인을 직접 매매할 수 있는 기능을 활용해왔다. 2023년에는 세금 보고 편의를 위해 암호화폐 회계 소프트웨어 택스빗(TaxBit) 통합도 완료했다.
다만, 강한 실적과는 달리 블록 주가는 올 들어 37% 이상 하락해 전체 기술·금융 시장의 하방 압력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블록이 지속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선, 규제 신뢰 회복과 컴플라이언스 강화에 한층 더 적극적인 행보가 요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