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비트(Bybit)가 15억 달러 규모의 이더리움 해킹 공격을 받은 이후 시장 점유율이 급락했지만, 소매 투자자 전용 유동성 강화 기능(RPI)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크립토포테이토에 따르면, 2월 21일 발생한 바이비트의 이더리움 콜드월렛 해킹 사건은 암호화폐 역사상 손꼽히는 대형 보안 사고였다. 해킹 이후 일시적인 테더(USDT) 거래량 급증이 관측되었으나, 며칠 사이 전체 비트코인(BTC) 및 알트코인 거래량은 급감하며 시장 전반의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졌다. 당시 바이비트의 현물 거래 시장 점유율은 11%에서 4%로 급감했고, BTC 거래 비중은 50%에서 20% 이하로 떨어졌다. 다만 ETH 거래량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거래량 급감에도 불구하고, 바이비트의 스프레드는 대부분 타이트하게 유지되었으며, 이는 유동성이 시장 전반에서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PEPE, TRUMP 토큰을 제외한 BTC 및 ETH는 스프레드 변화가 거의 없었고, 일주일 이내에 오더북 깊이가 회복되었다. 이 같은 회복의 핵심에는 바이비트가 해킹 직전 도입한 RPI(Retail Price Improvement) 주문 기능이 있었다.
RPI는 시장 조성자나 기관 참여자가 제공하는 유동성을 소매 투자자에게만 개방하는 독자적인 주문 구조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통해 수동 거래를 수행하는 투자자들에게 더 나은 가격과 낮은 스프레드를 제공한다. 이 기능은 2월 17일 도입되어 해킹 발생 이전부터 적용 중이었으며, 사고 이후 유동성 충격을 완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블록스콜스는 이번 사건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리스크 대응 체계를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따라 회복 속도와 시장 신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바이비트는 빠른 복구와 사용자 중심 기능 강화를 통해, 해킹에도 불구하고 거래 위험을 최소화하고 시장 점유율을 일정 수준까지 회복하는 데 성공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