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 비트코인(BTC) 가격이 주간 개장 상승분을 지키지 못하면서 하락세로 전환됐다. 같은 날 발표된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수치는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미 증시는 이에 반응하지 않고 하락세로 출발했다.
미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전체 항목 CPI는 지난해 동월 대비 2.4% 상승해 전달 기록한 2.8%에서 둔화했다. 식료 및 에너지 제외 핵심 CPI는 2.8% 상승하며 4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2%에 매우 근접한 수치로, 최근 3개월간 물가 상승률은 60bp나 떨어졌다.
하지만 위험자산 전반에는 강한 매수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각각 3%, 3.7% 하락했고, 일부 시장 분석가는 이를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강화 가능성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금융 정보 제공업체 코베이지레터(The Kobeissi Letter)는 "강한 고용지표와 완화된 물가 데이터를 트럼프가 추가 관세 부과의 정당화로 사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90일간 유예한 결정이 단기 반등을 이끌었다. 인기 트레이더 Daan Crypto Trades는 "관세 일시 중단 발표 후 비트코인이 강한 반등을 보였다"며 "현재 8만1,100달러와 8만5,000달러 구간이 단기 핵심 저항 및 지지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4시간 200일 이동평균선이 가격 상승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유동성과 매수벽 분석에서는 강한 추세 전환의 가능성도 언급됐다. 트레이딩 분석업체 머티리얼 인디케이터스(Material Indicators)의 공동 창립자 키스 앨런(Keith Alan)은 트위터를 통해 "21일 이동평균선 돌파 시도가 한 차례 실패했지만, 매수 유동성이 증가하고 있어 재도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50일 이동평균선과 중장기 추세선이 중첩된 상당한 저항 구간을 돌파한다면 시장 방향성이 명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그는 장기간 고(高)유동성 주문을 활용해 시장을 조정해온 고래 투자자 '스푸피(Spoofy the Whale)'의 움직임에도 주목했다. 앨런은 "만약 스푸피가 의도적 상승 유도에 나선다면, 비트코인이 2025년 연초가인 9만3,300달러까지 오르며 6자리 가격 복귀 가능성도 열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