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이 더 이상 암호화폐의 틈새 영역이 아닌, 글로벌 결제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으며, 2025년은 미국이 디지털 금융 패권을 결정짓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포어사이트벤처스(Foresight Ventures) 공동 창립자 포레스트 바이(Forest Bai)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지난 1년간 시가총액을 2배로 늘려 2320억 달러를 돌파하고, 거래량은 비자(Visa)를 초과했다고 분석했다.
대표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 USD코인(USDC), 페이팔의 PYUSD 등이 글로벌 결제 흐름을 주도하는 가운데, 특정 지역이나 사용자층, 기업 니즈를 겨냥한 신규 스테이블코인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더 이상 실험적 자산이 아니라, 실사용 중심의 금융 인프라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준다.
미국 연방정부는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여 스테이블코인 규제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원의 초당적 법안 GENIUS 법안은 은행 및 비은행 발행사를 모두 인정하고, 1:1 준비금 의무 및 소비자 보호 조항을 포함한 포괄적 틀을 제시하고 있다. 하원의 STABLE 법안은 자금세탁 방지와 리스크 관리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두 법안은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본격 수용하려는 의지를 반영한다.
포레스트 바이는 특히 재무부 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가 스테이블코인을 '디지털 달러 지배력 연장의 핵심'으로 언급한 점에 주목하였다. 전통 금융 시스템을 완전히 대체하지 않고도 글로벌 금융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기존 은행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는 수단으로 채택되고 있다. 해외 송금, 유동성 확보, 실시간 결제, 프로그래머블 머니 등 다양한 영역에서 즉각적이고 저렴한 서비스가 가능하며, 스트라이프(Stripe), 페이팔(PayPal), 누뱅크(Nubank), 레볼루트(Revolut) 등 주요 핀테크 플랫폼도 스테이블코인을 인터페이스에 통합 중이다.
특히 라틴아메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은행보다 더 신뢰받는 자산 보존 수단으로 사용되며, 자산의 47% 이상이 1만 달러 이하의 소액 결제에 활용되고 있다. 신흥국 프리랜서, 소상공인, 전자상거래 사업자들은 기존 금융망 없이도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금 및 결제를 처리하고 있다.
솔라나(Solana)와 트론(Tron) 기반 스테이블코인 거래는 월 770억 달러 규모에 달하며, 속도와 수수료 측면에서 전통 금융망을 압도하고 있다. 발행사 파크소스(Paxos), 아고라(Agora)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를 채택해 핀테크, 결제 네트워크, 심지어 은행까지 통합 유인을 부여하고 있다.
앞으로는 국가 주도의 스테이블코인 출현과 기업의 수익형 스테이블코인 보유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스테이블코인을 '인식하지 않고도' 사용하게 되며, 그 기반 위에 다양한 금융 상품들이 구축될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내년에는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4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이 GENIUS 법안과 STABLE 법안을 성공적으로 통과시킬 경우, 향후 글로벌 디지털 금융 질서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