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하루 만에 암호화폐 시장 전체 시가총액보다 더 많은 가치를 잃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발표한 관세 행정명령의 여파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얼어붙은 영향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하루 동안 총 3조2500억 달러(약 4,745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는 같은 시점 암호화폐 시장 전체 규모인 2조6800억 달러(약 3,913조 원)보다 5700억 달러가량(약 832조 원) 많은 수치다.
나스닥100 지수는 이날 하루에만 6% 급락하며 ‘약세장 진입’을 선언했다. 특히 대형 기술주 중심의 ‘매그니피센트 7’ 종목 가운데 테슬라(TSLA)가 10.42% 빠졌고, 엔비디아(NVDA)는 7.36%, 애플(AAPL)은 7.29% 하락하며 손실을 이끌었다.
시장 분석 계정 코베이시레터는 “미국 증시는 2월 19일 이후 총 11조 달러(약 1경 6,060조 원)가 증발했다”며 “경기침체 가능성은 60%를 넘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서명한 관세 행정명령을 “역사적”이라고 평가하며, “이 관세 정책이 지속된다면 경기침체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기본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과의 교역국에 대해 ‘상호주의 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해외 국가들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의 절반 수준만큼만 부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주식 시장의 혼란 속에서도 비트코인(BTC)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암호화폐 트레이더 플랜 마르쿠스는 “전체 주식시장이 무너지고 있음에도 비트코인은 버티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은 보도 시점 기준 8만3749달러에서 거래되며, 7일간 변동폭은 -0.16%에 불과했다.
주식 시장 분석가 디비던드 히어로는 “나는 그동안 비트코인을 싫어했지만, 주식이 폭락하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며 매우 흥미롭게 느낀다”고 말했다. 기술 분석가 우르켈도 “비트코인은 마치 무역전쟁이나 시장 붕괴 따위에는 관심도 없다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고 평했다.
최근 거시경제 불안과 정책 변수 속에서 암호화폐, 특히 비트코인이 디지털 자산으로서의 내성을 재검증받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