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업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주의 관세' 정책에 따라 아시아와 기타 국가들로부터 수입되는 상품에 광범위한 수입세가 부과되면서, 아무리 잘 준비된 유통업체라도 비용 상승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펜하이머 소속 애널리스트들은 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대한 생산 기지를 다변화한 기업조차도 이번 관세 정책을 회피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특히 트레이드 정책의 불확실성과 함께 소비 심리 위축까지 겹치며, 이중적인 압박이 리테일 기업의 수익성과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특히 고가의 비필수 소비재를 판매하는 브랜드일수록 타격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는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이는 수요 감소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오펜하이머는 “이번 상황은 팬데믹 초기 단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을 리테일 업계 전반에 초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미 시장은 반응하고 있다. 오펜하이머가 추적하는 유통 및 전자상거래 관련 주요 종목들의 주가는 목요일 하루 동안 평균 6% 가까이 하락했다. 다만 일부 ETF 상품은 낙폭을 제한하며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다.
업체별 영향도는 각기 다르다. 룰루레몬(LULU)의 매출원가 중 약 86%, 나이키(NKE)는 78%가 아시아에서 도입된 상품이며, 이들 지역은 대부분 수입세 부과 대상이다. 딕스스포팅굿즈(DKS)와 베스트바이(BBY)도 상황은 유사하다. 두 업체 모두 국내 공급업체로부터 상품을 매입한다고 하지만 실제 원자재 및 제품 생산지는 해외다. 이로 인해 두 기업의 매출원가 중 85% 이상이 외국에서 기인한다.
퍼니처 브랜드 러브색(LOVE)의 경우, 과거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피하고자 일부 생산거점을 베트남으로 옮겼지만 이제 그 베트남산 제품도 최대 46%의 관세 대상이 될 수 있어 대응 여지가 좁아졌다. 건축자재 및 홈 인테리어 유통업체인 홈디포(HD)와 로우스(LOW)는 상대적으로 관세 노출도가 낮지만, 이들조차도 매출원가 중 40% 전후가 해외 공급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러한 환경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생필품 제조사와 할인형 유통업체 등을 추천하고 있다. 이들은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소비자 수요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매출 변동성이 적고,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도 수요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관세 충격은 단순히 한 번의 규제가 아닌,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기업들의 수익 모델 자체를 흔들고 있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 방향성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기 시작했고, 유통업계는 기존 전략과 공급계약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