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 여파로 미국 증시가 하루 만에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보다 더 큰 손실을 기록했다. 4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주식시장의 총 손실은 3조2,500억 달러(약 4,745조 원)에 달하며, 이는 같은 시점 암호화폐 시장 전체 시가총액인 2조6,800억 달러(약 3,912조 원)를 570억 달러(약 82조 원) 초과하는 수치다.
이날 나스닥100 지수는 6% 급락하며 기술주 중심 시장이 본격적인 ‘약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 정보 계정 코베이지 레터(The Kobeissi Letter)에 따르면 이는 2020년 3월 16일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이다. 특히 테슬라(TSLA)는 10.42% 하락하며 하락세를 주도했고, 엔비디아(NVDA)와 애플(AAPL)도 각각 7% 넘게 떨어졌다.
코베이지 레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2일 서명한 상호 관세 행정명령이 역사적 사건이었다"며 "관세 정책이 지속되면 경기 침체를 피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올해 2월 이후 현재까지 미국 증시는 총 11조 달러(약 1경 6,050조 원)의 평가손을 기록하면서 침체 가능성은 60% 이상으로 치솟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과의 무역에서 불균형을 보이는 국가에는 상대국이 부과하는 수준의 관세를 되갚는 '상호 관세 정책'을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조치가 "미국 기업과 근로자에 대한 공정성을 회복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미국 자산시장이 대폭 하락하는 동안, 비트코인(BTC)은 별다른 충격 없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암호화폐 트레이더 플랜 마커스(Plan Markus)는 "증시가 무너지는 와중에도 비트코인은 버텨내고 있다"고 평가했고, 기술 분석가 어클(Urkel)은 "비트코인은 관세 전쟁에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8만3,749달러(약 1,222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최근 7일간 변동률은 0.16%에 그쳤다.
전통 금융 업계에서도 이 같은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주식시장 분석가 디비던드 히어로(Dividend Hero)는 "과거에는 비트코인을 부정적으로 봤지만, 주식은 폭락하는데 비트코인은 무너지지 않는 점이 흥미롭다"고 밝히며 태도의 변화를 시사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이번 미국 증시 대폭락 사태를 통해 자산 분산의 대안으로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부각시켰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