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이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의 부진과는 대조적으로 자체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현지시간) 미국 자산운용사 반에크(VanEck)는 3월 암호화폐 시장 보고서를 통해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같은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 블록체인의 거래 활동이 줄었음에도 스테이블코인은 지속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에크는 이 같은 시장 흐름의 배경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정책과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가능성에 따른 전반적인 투자심리 악화를 지목했다. 동시에 이러한 불확실성이 암호화폐에 대한 전략적 수요를 촉진하고 있다며, 오히려 스테이블코인 채택 확대는 웹3 산업 전반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은 지난 3월 한 달 동안 약 100억 달러(약 14조 6,000억 원)에 달하는 시가총액 증가를 기록했다. 반에크를 포함한 여러 발행사가 자체 스테이블코인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인 가운데, 시장 유입은 수익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나타났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수익률은 3~5% 수준으로, 연초 한때 기록했던 10%에 비해 절반 수준까지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관 투자자들이 활용하는 주요 수익원인 토큰화 국채(T-Bill) 발행 규모는 2월 대비 26% 증가해 50억 달러(약 7조 3,000억 원)를 넘어섰다. 이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스테이블코인 기반 투자에 대한 신뢰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평가다.
반면 이더리움과 솔라나를 비롯한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은 전반적으로 거래량과 수익이 급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3월 동안 해당 플랫폼들의 총 수익은 전월 대비 36% 감소했으며, 거래량도 40% 줄었다. 특히 솔라나는 타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일 수수료 수익은 66%, 탈중앙화 거래소(DEX) 거래량은 53% 급감했다.
솔라나는 2월 한때 이더리움 및 레이어2(L2) 체인을 제치고 DEX 거래 점유율 1위를 기록했지만, 이번 달 다시 밀려났다. 이는 밈코인 중심의 거래감소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2월 중순 아르헨티나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가 연관됐다는 의혹을 받은 밈코인 ‘리브라(Libra)’가 단시간에 44억 달러(약 6조 4,000억 원) 규모의 시가총액을 증발시키며 투자자 신뢰에 큰 타격을 입힌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더리움 역시 거래량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3월 중 이더리움 L2 생태계 거래량은 2월보다 18% 줄었으며, 수익의 핵심인 ‘블롭 수수료(blob fee)’는 올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현상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중심으로 한 디앱 생태계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에크는 “토큰화 국채의 성장과 맞물려 스테이블코인이 암호화폐 시장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면서도,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의 회복 여부는 웹3 서비스의 실질 수요 회복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