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이 애플리케이션 개발 속도를 대폭 끌어올리고 있지만, 도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성숙도’가 핵심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의 최고 전도사 리처드 세로터(Richard Seroter)는 최근 팟캐스트 인터뷰를 통해 “AI는 속도를 더할 수는 있지만, 자동화와 인프라 운영의 기본기가 갖춰져 있지 않은 조직에겐 오히려 부작용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많은 기업들이 생성형 AI와 에이전트 기반 툴을 도입하면서 개발 생산성 향상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현업에서는 여전히 코드 품질 관리, 릴리스 안전성, 보안 거버넌스 같은 기초 역량의 중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세로터는 “성숙한 DevOps 파이프라인과 테스트 자동화, 데이터 전략 없이 AI 코드를 투입하면 오류와 기술 부채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시장에서 두드러지는 성공 사례들은 이미 고도화된 지속 통합(CI)과 지속 배포(CD), 기능 플래그, 관측 기능까지 확보한 조직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기업들은 AI로 생성한 코드를 코딩 표준화, 보안 검사, 롤백 전략 등의 철저한 시스템 아래서 운용하고 있으며, 단순히 도구에 의존하지 않는다. 세로터는 “인공지능이 모든 걸 대신해줄 것이란 기대는 환상”이라며 “먼저 근본적인 시스템 완성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플랫폼 엔지니어링이다. 그는 “풀스택 개발자를 기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환상”이라며, AI 시대의 개발 효율화를 위해선 보안, API, 머신러닝 등을 추상화한 내재 플랫폼과 재사용 가능한 패턴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개발자가 핵심 가치 창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내부 도구와 인프라 지원 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AI의 도입 효과는 기술 자체보다는 이를 감당할 ‘운영 성숙도’에 달려 있다는 점이 다시 한 번 강조되고 있다. AI를 통해 단순히 개발속도를 높이는 대신, 인프라와 조직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조직만이 진정한 생산성 혁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