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암호화폐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국제 금융 규제 기관이 암호화폐에 대한 세밀한 모니터링을 진행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2022년 3월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 금융 규제 기관인 금융안정위원회(Financial Stability Board, FSB)는 “암호화폐가 전쟁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미국 등 서방 세력의 금융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암호화폐가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국제사회의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에 대한 금융 제재가 본격화된 이후 2월 27일, 미하일로 페도로프 (Mykhailo Fedorov)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은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러시아 이용자들의 거래를 모두 차단하고 계정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암호화폐 거래 전면 차단 필요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코인베이스를 비롯해 바이낸스, FTX, 크라켄 등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일반 러시아 국민들에 대한 암호화폐 거래는 차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국제사회의 요구를 사실상 거절했다.
현재 법적으로 암호화폐 거래소에 특정 국가 국민의 암호화폐 거래 차단을 강요할 수 없는 만큼 미국 상원 의원에서는 관련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미국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G20 국가의 중앙은행과 경제 및 재무 관련 기관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FSB는 이와 관련해 암호화폐의 갈등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FSB 사무국의 패트릭 암스트롱(Patrick Armstrong)은 런던에서 열린 시티 & 파이낸셜 컨퍼런스(City & Financial conference)에서 “FSB는 암호화폐와 관련해 최근 갈등을 빚고 있는 점을 인지했으며,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라며 “우리가 입수한 정보를 회원들과 공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