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인도 정부가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대해 지원 의사를 드러냈다.
인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소마나탄(Somanathan) 인도 재무부 장관은 2022년 2월 21일(이하 현지시간)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정책과 암호화폐에 대한 정책은 전혀 별개"라며 "결제와 무관한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는데 전혀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소마나탄은 "인도 정부가 블록체인이라는 중요 기술에 대해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커피 공급망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인도 커피워원회가 블록체인 기술로 커피 원두 원산지를 증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출시했다고 언급하며, 이를 통해 농가들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소마나탄은 "인도중앙은행(RBI)이 발행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중앙은행은 CBDC가 현금에 대해 안전하고 강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결론 내리고 2023년 출시를 목표로 관련 작업을 추진 중에 있다. 1월 8일에는 본격적인 CBDC 개발 활동을 위해 규제부 산하에 있었던 핀테크 유닛(unit)을 독립 부서(department)로 승격시켰다.
소마나탄의 이번 발언은 인도에서 암호화폐 규제 관련 논의가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인도는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인도 당국은 2021년 11월 29일 암호화폐의 채굴, 생성, 보유, 판매, 거래 등 관련 모든 활동을 금지하는 규제 법안을 논의 안에 부쳤지만, 최종 의제에는 누락되면서 당분간은 나오기 어렵게 됐다.
그동안 인도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 정책은 인도 내 암호화폐 산업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 발전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소마나탄이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 규제에 대해 선을 그음에 따라 관련 지적은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암호화폐 사용을 막으면서 블록체인 산업만을 육성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업계 일각에서는 암호화폐가 없는 블록체인 육성은 '반쪽짜리 정책'이라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이 블록체인 기술의 탈중앙화를 약화하고, 개발 사례를 한정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아니루드 라스토기(Anirudh Rastogi) 이키가이 법무법인 대표는 "(암호화폐) 결제가 전면 불허된다는 것은 블록체인 개발 및 NFT 산업의 전면 중단을 의미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