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를 상징하는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이 전 고객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펀드를 판매한다. 대형 자산가 고객에 한정됐던 암호화폐 투자 접근성을 일반 고객으로 확장한 최초의 대형 은행이 됐다.
7월 22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 로이터 등에 따르면 JP모건은 7월 19일 자사 자산관리 직원들이 모든 고객에게 암호화폐 펀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사안에 정통한 내부 관계자는 "JP모건이 내부 문건을 통해 자산관리 직원들이 7월 19일부터 5종의 암호화폐 펀드 상품 매매 주문을 받도록 허용했다"고 전했다.
JP모건이 제공하는 비트코인 펀드는 총 5종이다. 자산관리 직원들은 그레이스케일인베스트먼트(Grayscale Investment)의 비트코인신탁, 비트코인캐시신탁, 이더리움신탁, 이더리움클래식신탁 4종과 오스프리 펀드(Osprey Funds)의 비트코인신탁 1종에 대한 매도·매수 주문을 받아 진행할 수 있다.
단, JP모건 직원이 고객에게 제품을 추천할 수는 없으며 고객이 요청한 주문만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이스 거래 앱 이용자, 초고액 자산가, JP모건 자산운용 이용 고객 등 관련 투자 자문을 원하는 모든 고객이 해당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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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기피 대상에서 정식 상품으로
JP모건은 2020년 기준 3조 200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서계 최대 은행이다. 2021년 4월 처음 암호화폐 투자 방안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전까지 은행은 다른 대형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암호화폐에 상당히 회의적이었다.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JP모건 회장은 2017년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비난하면서 비트코인을 취급한 직원을 즉각 해고하라고까지 했다.
2020년 하반기 많은 기관과 기업이 암호화폐 산업에 진입하면서 JP모건 은행은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 투자자 관점이 달라졌고 높은 관심과 수요가 발생하고 있음을 받아들였다.
JP모건 회장도 2021년 5월 "개인적으로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를 피하라고 조언하고 싶다"면서도 고객들이 암호화폐 자산에 투자하기를 원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전통 금융권, 암호화폐 시장 진출 러시
인플레이션을 앞둔 금융 시장은 암호화폐를 일종의 헤징 수단으로 보기 시작했고 제도권 내 관심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같은 대형 은행들이 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조심스럽게 암호화폐 접근 기회를 열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제공하는 비트코인 전용 사모펀드 중 하나는 출시 2주 만에 322명의 투자자들로부터 2940만 달러를 확보했다. 골드만삭스는 2020년 암호화폐 트레이딩 데스크를 통해 비트코인 관련 파생상품을 제공하고 있지만 "암호화폐 투자는 개인 투자자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씨티그룹은 암호화폐 관련 거래, 매매 대행, 융자 서비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6월에는 블록체인·암호화폐 분야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한 신규 부서 '디지털 자산 그룹(Digital Assets Group)'을 설립하며 시장 진출 가능성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