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개발에 속속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필리핀 중앙은행도 CBDC 발행 검토에 착수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밴저민 디오크노 필리핀 중앙은행 총재는 온라인 간담회에서 "필리핀 중앙은행이 자체 디지털 화폐 발행에 대한 타당성과 정책 시사점을 검토하기 위해 위원회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그는 "(CBDC 발행) 결정을 내리기 전에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위원회의 조사 결과 초안은 다음달에 나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총재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디오크노 총재는 "각국의 디지털화폐 발행 계획이 명목화폐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은 아직 보지 못했다"며 "일단 암호화폐 자체보다는 이를 뒷받침하는 블록체인 기술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영국, 프랑스, 일본 등 각국 중앙은행이 CBDC 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필리핀 중앙은행도 CBDC 발행을 위한 검토 작업에 뛰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주요국 가운데 가장 먼저 디지털 위안화 개발에 나선 중국은 현재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지난 4월부터 일부 도시를 대상으로 테스트에 들어간 상태다. 장쑤성 쑤저우시는 행정 공무원의 교통비 보조금 절반을 전자지갑을 통해 디지털 위안화로 지급하기도 했다.
유럽에서는 스웨덴과 함께 프랑스가 주목할만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CBDC 실험을 위해 이달 8개 협력업체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테스트에 들어간다. 프랑스는 블록체인뿐 아니라 다양한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CBDC를 테스트할 계획이다.
CBDC 발행에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을 보여왔던 일본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은 디지털 엔화 검토를 정책 최우선 순위로 놓고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올초 일본은 영국, 캐나다, 유럽연합(EU) 등 6개 중앙은행과 중립적 입장에서 CBDC 공동연구를 진행해왔지만, 지난 20일 디지털화폐 전담팀을 신설하고 검토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