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 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연준은 공식 성명을 통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1.00~1.25%로 0.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연준이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번 금리 인하는 기존 0.25%포인트씩 금리를 조정하는 일명 '그린스펀의 베이비스텝' 원칙에서 벗어난 '0.5%포인트 빅컷'이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1.50~1.70%에서 1.00~1.25%로 내려갔다.
이번 금리 인하의 배경으로는 코로나19가 지목됐다. 연준은 지난해 10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며 당분간 경제흐름을 관망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금융시장이 흔들리자 통화완화 정책이라는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연준은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지만 코로나19가 경제활동의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며 "최대 고용과 물가안정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FOMC가 금리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8일 이례적인 긴급성명을 통해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하겠다"면서 금리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한편, 미국이 큰 폭으로 단행한 통화완화 정책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아지면 은행 예금이 줄어들어 자금이 다른 대체 투자수단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최근 비트코인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함께 대체 투자수단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번 금리 인하에도 암호화폐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뉴욕 증시와 함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4일 오전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0.56% 하락한 8,793달러를 기록 중이다. 24시간 거래량은 422억 5,076만 달러(약 50조 1700억원)를 기록했다.
같은 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785.91포인트(2.94%) 급락한 2만5917.1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86.86포인트(2.81%) 하락한 3003.3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268.07포인트(2.99%) 떨어진 8684.09에 장을 마감했다.
이와 관련해 암호화폐 미디어 더블록은 "연준의 지난 3차례 금리 인하에도 비트코인은 별다른 상승세를 보이지 않았다"며 "이는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