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3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1.50~1.75% 수준으로 낮췄다.
연준은 전날부터 이틀간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존 1.75~2.0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내렸다.
이는 지난 9월 18일 금리 인하 이후 42일만의 추가 인하다. 연준은 지난 7월과 9월을 포함해 올들어 0.25%포인트씩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노동시장이 견고하고, 경제활동이 적정 비율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미미한 인플레이션 압력 뿐만 아니라 경제전망에 대한 글로벌 전개 상황의 함의에 비춰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9월과 달리 추가 인하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연준은 지난 9월 기준금리 인하 발표 성명에서 "경기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성명에서는 "기준금리 목표 범위의 적절한 경로를 평가하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경제 상황에 관한 정보들이 연준의 전망과 대체로 일치하는 한 현재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도 암호화폐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는 시중 통화량을 늘려 통화가치 하락을 불러오게 되고, 통화가치 하락은 금과 같은 안전자산의 수요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에게도 기준금리 인하는 호재가 될 수 있다. 나아가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글로벌 금융 위기와 각국 중앙은행들의 확장적 통화정책에 힘입어 비트코인이 금과 비견되는 안전자산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흥국 투자 귀재'로 불리는 마크 모비우스(Mark Mobius)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통화에 대해 달러화 약세를 시도할 것이고, 이는 바닥으로의 경쟁을 불러올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화폐 공급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금 가치는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펀드스트랫 공동설립자 톰 리(Tom Lee)는 “금리 인하는 유동성을 확대하고 이는 다시 고위험 투자 자산 및 헤지 상품에 대한 자금 유입을 촉진한다"면서 "비트코인에 있어서는 당연히 유리하다”고 말했다.
다만 다수 전문가들은 극심한 가격 변동성 때문에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자리잡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KCIF) 김용준, 이지현 연구원은 지난 28일 '비트코인과 안전자산간 상관성 점검'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비트코인이 △과도한 변동성 △부정적 이미지 △엄격한 규제 등 안전자산으로서의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올해 비트코인이 위험지표에 다소 민감한 움직임을 보였다"면서도 "다른 안전자산들과 비교시 단점이 많아 아직 보편적 안전자산으로 간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비트코인의 취약점이 단시일 내 해소되기 어려워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 확충에 한계가 있다"면서 "저가 메리트가 존재할 경우 금융불안 상황에서 헤지수단으로서의 국지적 수요는 수시로 나타날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31일 오후 1시 53분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1.30% 하락한 9,166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 등 상위 알트코인도 전날 대비 1.90%, 1.81%, 1.51%, 1.46%씩 각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