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텔레그램의 토큰 세일이 불법 증권 발매인지 판단할 때 편견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뉴욕 남부지법 P. 케빈 카스텔 판사는 텔레그램과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공판을 시작하면서 양측에 "17억 달러 규모 토큰세일의 '경제적 결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판사는 텔레그램의 첫 번째 구매 계약에 ‘거래 제한(lock up)’을 둔 것이 경제적으로 정당한지, 첫 토큰세일 당시 그램이 효용성이 있었는지, 출시되면 톤(TON) 블록체인이 가동될 수 있는지, 텔레그램 임원진이 텔레그램의 현재 소재지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로 이주하면 어떻게 되는지 등을 질문했다.
공판에서 텔레그램 측 변호사는 "테스트넷의 36개 검증자를 통해 텔레그램 블록체인이 탈중앙 커뮤니티의 충분한 관심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증권거래위원회는 "적격 투자자에 대한 기업의 토큰 판매 행위는 D 규정에 위배된다"면서 텔레그램의 법률 위반 혐의에 초점을 맞췄다.
SEC 측 변호사 호르헤 텐레이로는 개인 투자자에 대한 두 번의 토큰 세일을 주식 공개 행위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기업이 초기 구매자의 그램 재판매를 충분히 제재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변호사는 "암호화폐에 전혀 관심이 없고 투기에만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에게 효용성이 없는 그램 토큰을 판매했다"면서, 두세자리 수익을 기대하면서 그램 투자를 ‘쉬운 자금 조달’이라고 쓴 투자자 메모를 증거로 제시했다.
한편, 카스텔 판사는 "금 판매자도 투기가 될 수 있는 금을 팔면서, 구매자가 실제로 금에 관심이 있는지를 확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SEC 변호사는 그램의 경우, 프라이빗 세일 이후 1년 이상 거래를 제한했으나, 기업이 이에 대한 정당한 근거를 제공하지 못하면서 "초기 구매자가 토큰을 재판매하고 유통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텔레그램이 재판매를 막지 않았기 때문에 초기 구매자가 등록되지 않은 ‘증권인수업자’가 됐다"고 덧붙였다.
카스텔 판사는 블록체인이 출시되기 전 그램을 재판매할 수 없다는 조항이 투자자 구매 계약서에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하자, 텐레이로 변호사는 "텔레그램이 재판매 금지를 보장한 것이 아니라 투자자의 말만 믿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법원이 증권법 제5조에 대한 지속적인 위반을 멈추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텔레그램 측 변호사 알렉산더 드릴레우스키는 "자산을 판매할 때,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 가치를 높이겠다는 경영 감독상의 약정이 없었다면 SEC의 호위 테스트를 적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TON 블록체인이 출시됐을 때 그램은 더 이상 증권이 아니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변호사는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텔레그램의 프리세일에 규정 D 예외 조항이 적용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TON 블록체인이 출시되기 전 그램을 유통시장에 팔지 않는다는 데 동의했으며, 이를 몰래 판매했더라도 텔레그램이 이를 책임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카스텔 판사는예비적 금지명령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블록체인 출시 예정일인 4월 30일 이전에 판결을 내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