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기성 거래가 블록체인 혼잡을 야기하고 암호화폐 결제 효용과 전체적인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2007년부터 영란은행 수석 경제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피터 지머맨은 지난 14일 발표한 연구 논문에서 투기성 거래로 인해 암호화폐가 결제 수단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석은 블록체인의 처리 역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사용률이 높으면 거래 속도는 느려지고 처리 비용은 높아진다고 밝혔다.
논문은 암호화폐의 가치가 결제 수단으로서의 유용성으로 결정된다고 가정하면서 "온체인이 혼잡해질 경우, 거래는 느려지고 비싸진다. 결국, 결제 유용성이 떨어질뿐 아니라 보유 가치도 낮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처리 공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용자 간에 경쟁이 발생한다"면서 "투기성 거래가 화폐 이용을 방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논문은 투기 거래가 "블록체인을 혼잡하게 하여 암호화폐의 화폐 기능을 약화시키고 가격에 영향을 줬다"고 주장했다.
또한, 투기성 활동이 암호화폐의 주류 도입을 방해했다고 짚었다. 디지털 금 네러티브도 결제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이용하기보다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암호화폐를 보유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금 결제 파생상품이나 라이트닝 네트워크와 같은 레이어 2 확장 프로토콜로 분산 원장 내 투기성 거래를 해결한다면, 암호화폐의 움직임이 다른 자산 유형과 비슷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머맨 수석은 암호화폐의 가치를 결정짓는 주요인을 '결제 효용'으로 가정하는 한편, ICO 토큰에는 이러한 가정이 동일한 수준으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수석은 해당 모델이 "투기 활동으로 토큰이 원래 목적대로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에 적용된다면서 증권 토큰의 P2P 거래나 디앱과 투기성 활동 간 수요 충돌로 유용성이 약화될 수 있는 플랫폼 토큰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수석은 이더리움 게임 ‘크립토키티’의 인기가 급등하면서 이더리움 디앱 이용과 스마트컨트랙트 실행에 문제가 발생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해당 논문은 은행의 자체 입장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영란은행은 직원들이 자신의 의견과 연구 결과를 논문을 통해 밝힐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