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이동통신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개막을 열흘 남기고 취소됐다. MWC는 전세계 2,500여개 기업, 1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참가하는 신제품 발표의 장이다.
12일(현지시간) MWC를 주최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바르셀로나에서도 안전과 보건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코로나19 발발 걱정과 여행 및 기타 환경 우려를 고려했을 때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이 불가능해져 취소 결정한다"고 밝혔다.
MWC가 취소된 것은 33년 역사상 처음이다. MWC 2020은 2월 24일부터 27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앞서 GSMA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영향이 없다"며 행사를 강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인텔, 페이스북, 아마존, 소니 등 주요 기술 회사와 이동통신회사들이 잇따라 MWC 불참 계획을 밝히자 상황은 달라졌다. 국내에서는 LG전자가 가장 먼저 불참을 선언했다.
올해 MWC가 취소되면서 참가 기업들의 위약금 및 비용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또 MWC가 한 해 출시될 신제품들이 대거 공개되는 장인 만큼 취소로 인한 기업들의 후속 대책 마련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불참 업체도 많고 상황이 좋지 않아 취소를 예상했다"면서도 "기존 예정됐던 비즈니스를 모두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불참을 선언한 LG전자는 최신 스마트폰 'V60 씽큐'와 'G9 씽큐'의 출시 행사를 개별 국가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처음으로 MWC에 참가 예정이었던 국내 블록체인 스타트업 블로코는 행사 전후로 잡혀 있던 해외 기업과의 미팅을 모두 화상통화와 이메일로 대체하기로 했다.
이번 MWC 2020에는 국내 블록체인 관련 업체가 다수 참여해 자사 서비스를 선보일 전망이었다. 당초 블로코는 행사에서 탈중앙화 신원인증(DID)과 블록체인 솔루션 '아르고', 전자문서공증(TSA), 사물인터넷(IoT)보안 등 다양한 블록체인 솔루션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국내 블록체인 기업 삼성SDS도 부스를 마련하고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 관련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SK텔레콤 역시 관람객들이 블록체인을 기반 신분증(DID)을 발급받고 이용하는 '이니셜' 관련 체험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행사 취소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