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경찰, 암호화폐 중개업자 납치 용의자 3명 체포

9일(현지시간)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스페인 경찰은 마르베야에서 영국 국적의 암호화폐 중개업자를 납치한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 경찰이 공개한 영상에는 용의자들이 차량을 타고 도주하려다 포위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마르베야에서 피해자를 우연히 만난 뒤 에스테포나 인근 리조트 아파트로 유인해 감금했다. 이후 암호화폐 지갑 접근 코드를 요구하며 2만5000파운드(약 4200만 원)를 몸값으로 요구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피해자를 감금한 후 암호화폐 지갑 접근 코드를 요구했지만, 피해자는 이를 이용해 탈출할 기회를 만들었다.

34세의 피해자는 암호화폐 거래 고객과 통화하는 척하며 용의자들에게 절반의 코드만 제공했고, 동시에 런던에 있는 친구에게 모르는 언어로 "납치되었다"고 전했다. 친구는 피해자의 어머니에게 연락했고, 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본격적인 수색이 시작됐다.

경찰은 피해자가 에스테포나 지역에 갇혀 있다는 정보만 확보한 상태에서 수색을 진행했고, 결국 용의자들이 머물던 아파트를 찾아냈다.

경찰이 아파트를 포위하는 동안, 피해자는 용의자들의 부주의를 틈타 탈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용의자들이 그를 뒤쫓았고, 이 과정에서 한 명은 휴대폰을 보다가 실수로 30피트(약 9미터) 높이의 발코니에서 뛰어내려 발목이 부러졌다.

경찰이 공개한 체포 영상에는 용의자들이 차량을 이용해 도주하려 했으나, 경찰이 이들을 포위해 체포하는 장면이 담겼다. 수색 과정에서 경찰은 용의자들의 은신처에서 현금 8000파운드(약 1300만 원), 권총 2정, 칼 3자루, 25g의 분홍색 코카인을 발견했다.

스페인 말라가 경찰 대변인은 "3명의 영국 국적 남성을 감금, 폭행, 범죄 조직 활동, 불법 무기 소지, 마약 밀매 혐의로 체포했다"며 "이들은 법원 출석 후 구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도망치는 과정에서 발코니에서 떨어져 큰 소란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현장에 있던 경찰이 신속히 대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찰은 용의자들이 피해자가 암호화폐 중개업자라는 사실을 알고 계획적으로 납치를 실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조사 결과, 용의자 중 한 명은 이미 스페인에서 범죄 기록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나머지 두 명도 영국과 스페인에서 범죄 전력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거래가 점점 더 범죄 조직의 타겟이 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암호화폐 보유자들은 신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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