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美 주정부 예비 자산 채택 확산… 글로벌 축적 경쟁 본격화?

미국 내 여러 주(州)에서 비트코인(BTC)을 예비 자산으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차원의 비트코인 축적 경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켄터키주는 주정부 잉여 자산의 최대 10%를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에 할당하는 법안을 도입하면서 미국에서 16번째로 비트코인 예비 자산 관련 법안을 발의한 주가 됐다.

암호화폐 스타트업 플랫폼 젬스 런치패드의 CEO 아이작 조슈아는 "비트코인이 주요 예비 자산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며, "켄터키 법안이 통과된다면 비트코인 축적을 두고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한 주라도 공식적으로 비트코인을 예비 자산으로 채택하면, 도미노 효과가 발생해 다른 주들도 이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미국의 대형 자산 운용사들은 비트코인을 상당량 보유 중이다. 미국 내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보유한 비트코인 물량은 5.91%에 달하며, 총 1,135억 달러(약 164조 5,750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는 미국 내 모든 현물 비트코인 ETF 보유량의 48.7%를 차지하며, 약 553억 달러(약 80조 1,850억 원)를 운용 중이다.

비트코인 ETF로의 지속적인 자금 유입은 비트코인 가격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2024년 들어 미국 비트코인 ETF는 비트코인의 신규 투자 유입의 약 75%를 차지했으며, 지난 2월 15일 BTC 가격이 5만 달러를 돌파하는 데 기여했다.

한편, 비트코인을 예비 자산으로 채택하는 것과 관련해 규제 및 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상존한다. 벤처 캐피탈 기업 DFG의 창립자이자 CEO인 제임스 워는 "비트코인 축적 경쟁이라는 개념이 흥미롭긴 하지만, 현재까지 법안들은 단순한 제안에 불과하며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주들은 이를 따를 수도 있겠지만, 엄격한 재정 정책과 비트코인의 변동성 문제는 입법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켄터키주 외에도 애리조나, 앨라배마, 플로리다, 매사추세츠, 미주리, 뉴햄프셔,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오하이오, 오클라호마, 펜실베이니아, 텍사스, 유타, 캔자스, 와이오밍 등이 비트코인을 전략적 예비 자산으로 고려하는 법안을 제출한 상태다.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 역시 주요 논쟁점이다. 2022년 약세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64% 하락했으며, 2018년에는 73% 급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기관들은 최소 5년 이상의 장기 투자 전략을 채택하며 변동성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스틴 대학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BTC를 보유하는 전략을 채택했으며, 일리노이주의 신규 법안 역시 최소 5년간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예비 자산화 움직임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암호화폐 시장의 제도적 수용을 더욱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규제 변수가 해소되지 않는 한, 법안들이 발의되었다고 해서 즉각적인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