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의 예상 밖 금리 인상으로 엔화 캐리 트레이드가 붕괴되면서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환헤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갔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위즈덤트리 재팬 헤지드 이퀴티 펀드(WisdomTree Japan Hedged Equity Fund, 티커 DXJ)에서 지난주 4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유출됐다. 이는 2018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동시에 IHS 마킷(IHS Markit Ltd) 데이터에 따르면 이 ETF의 발행주식 대비 공매도 비율은 5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일본 주식에 투자하면서 엔화 약세에 대비해 환헤지를 하는 이 펀드는 올해 내내 랠리를 보이며 일본의 초저금리 정책의 혜택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일본은행(BOJ)이 예상치 못한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로 인해 엔화 가치가 주요 통화 대비 상승하고 일본 주식 시장이 폭락했다.
스트라테가스(Strategas)의 ETF 전략가 토드 손(Todd Sohn)은 "일본 주식 시장의 큰 폭 하락으로 인한 매도 압력과 함께, 엔화가 계속 강세를 보이면 환헤지 필요성이 줄어들어 DXJ의 매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일본은행은 7월 말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국채 매입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엔화 강세를 불러왔다. BOJ 관찰자들 중 약 3분의 1만이 기본 시나리오로 금리 인상을 예상했었다. 그러나 이는 일본은행이 수년간의 초완화 정책 이후 정상화를 진행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캐리 트레이드와 관련된 자금 규모에 대해서는 수백억 달러에서 수조 달러까지 추정치가 다양하다. 이런 혼란 속에서 DXJ는 7월 말 이후 10% 하락했다. 지난주의 자금 유출로 인해 이 펀드는 2018년 12월 이후 최악의 월간 유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전체로는 여전히 순유입을 유지하고 있다.
TD 증권(TD Securities)의 글로벌 FX 및 EM 전략 책임자인 마크 맥코믹(Mark McCormick)은 "엔화 강세는 일본 기업의 실적과 잠재적 시장 점유율에 영향을 미쳐 일본 주식에 악영향을 준다"며 "더욱이 일본 주식이 상당 기간 초과 성과를 보였기 때문에 포지셔닝과 자금 흐름이 이러한 움직임을 과장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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