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 전 이사는 최근 금리인상 후 시장 혼란이 발생했다는 점과 일본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추가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은행(BOJ) 이사를 지낸 사쿠라이 마코토는 "일본은행은 적어도 연말까지는 금리를 다시 올릴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 3월 전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전 일본은행 이사는 지난 4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일본이 올 가을 금리인상을 시작해 내년 본격적인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는 "일본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제로 금리를 0.25%p로 인상한 것은 잘한 일이지만, 상당한 에너지가 들어갔기 때문에 추가로 금리를 올리려면 잠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한 일본은행은 7월 31일 0.0-0.1% 범위에 있던 금리를 0.25%로 인상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상 방침을 명확히 드러냈다.
이 같은 결정은 엔화 급등을 촉발했으며,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돈을 빌려 다른 대상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가 대량 청산돼 시장 불안정을 야기했다. 일본 주식시장은 1987년 이래 최악의 폭락을 경험했고, 미국 주식시장도 휘청였다. 6만 달러를 웃돌았던 비트코인은 5만 달러 아래로 크게 내렸다.
이에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매파적인 은행 입장을 뒤집고 "시장이 불안정할 때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을 달랬다.
사쿠라이 전 이사는 "현재는 시장 안정이 매우 중요한 만큼 우치다 신이치 부총재의 발언이 적절했다"고 평했다. 다만 가즈오 총재의 정책 전달 방식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일본이 항상 '통화 완화' 여건을 유지해왔고, 현재도 과도한 통화 완화 수준을 적정 수준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면서 "우에다 총재가 이 같은 사실을 명확히 전달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일본이 계속해서 통화 완화 상태를 유지한다는 설명 없이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는 인상을 주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사쿠라이 전 이사는 "경제학자는 수에서 답을 찾기 때문에 직설적인 경향이 있는데 실제 경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면서 "통화당국은 신중해야 하며 현실을 더 잘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월 금리인상에 앞서 집권당 고위 인사들이 일본은행 정책과 엔화 약세에 대해 이례적으로 의견을 표명하며 금리인상을 압박한 점도 짚었다.
사쿠라이 전 이사는 공개적으로 금리인상을 촉구한 의원들과 기업가들에 대해 "선을 넘으면(통화정책에 정치적으로 개입하면) 시장에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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