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과 25개 중앙은행들이 '리브라(Libra)' 프로젝트의 금융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해 관계자들을 직접 만날 예정이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리브라 대표자들은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지급결제·시장인프라위원회(CPMI)'와 16일 스위스에서 회의를 가진다. 6월 18일 리브라 공개 후 처음으로 글로벌 정책 관련자들을 직접 대면하게 됐다.
CPMI는 영란은행, 도이치분데스방크, 뉴욕연준 등 28개 은행으로 조직된 BIS 산하 지급결제 관련 최상위 국제 협력체이며, 금융안정위원회 회원 기관이다.
바젤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는 브느와 꾀레(Benoit Coeure) 유럽중앙은행 집행이사가 주재한다. 이사는 앞서 "유럽에서 리브라를 운영하기 위해 넘어야 할 규제 기준이 매우 높을 것"이라며 프로젝트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한편, 13일(현지시간) 헬싱키에서 열린 EU 재무 장관 회의 이후, 집행이사는 "중앙은행 암호화폐(CBDC)에 대한 검토를 강화할 때가 됐다"고 발언, 유럽중앙은행의 암호화폐 발행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같은 날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도 리브라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 자체 암호화폐를 고려해야 한다며, "내달 유럽 국가들과 '유로코인(EuroCoin)' 가능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루 전, 장관은 리브라가 통화 주권을 위협한다면서 "유럽 지역 내 개발을 허가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CPMI가 소속된 BIS도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 대기업이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가 은행 산업에 새로운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리브라와 기타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독일 의회도 본격적으로 리브라 출시 저지에 나섰다. 대연정을 이룬 기독민주당과 사회민주당은 리브라에 대한 반대 의사를 공식 발표했다. 토마스 헤일만 기독민주당(CDU) 의원은 "독일 정부가 특정 민간 기업의 스테이블 코인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정 암호화폐 공급업체가 시장을 주도한다면, 중앙은행의 경제 위기 대처 능력, 통화 완화 기능이 원활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리브라 협회 최고운영책임자(COO) 버트랜드 페레즈(Bertrand Perez)는 최근 인터뷰에서 “2020년 하반기 리브라 출시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히며, “출시 전 규제 당국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주요 이슈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