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칸소주 빌로니아 시당국이 암호화폐 채굴시설 유치를 둘러싼 지역 주민들의 격렬한 반발에 따라 해당 설립 제안을 만장일치로 부결시켰다.
최근 몇 주간 이어진 주민 공청회에서 주민들은 채굴시설이 야기할 수 있는 소음 공해와 전력 소비 증가, 그리고 환경 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강하게 문제 제기했다. 이들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지역 분위기가 손상될 수 있는 데다, 지역 인프라에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도 우려를 표명했다.
주민들은 채굴기업들이 들어설 경우 타 지역 사례처럼 전기요금이 오르고, 채굴기에서 발생하는 지속적인 소음이 일상생활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지역 주민은 “우리는 이들을 원한 적이 없다”며, “아칸소는 ‘자연의 주(The Natural State)’이지 ‘비트코인 주’가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주민들의 이 같은 저항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빌로니아는 이미 지난 2023년에도 비슷한 제안을 거부한 전력이 있다. 당시 시 기획위원회는 채굴 기업인 Vilo AR의 설립 허가를 취소하고, 관련 인가를 영구 박탈한 바 있다. 같은 해, Green Digital이 주거지 인근에 채굴장을 설립하려 하자 주민들은 해당 기업이 중국 공산당과 연계되어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 재차 격렬히 반대했다.
올해 들어 아칸소 주 의회도 채굴업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2024년 초에는 미군 기지 반경 30마일 이내에서 암호화폐 채굴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주 상원의 도시 및 지역위원회에서 최종 부결됐다.
이처럼 빌로니아 사례는 미국 전역에서 확산 중인 ‘채굴시설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 10월, 텍사스 그랜버리 지역 주민들은 마라톤 디지털이 운영 중인 채굴장의 소음을 문제 삼아 집단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소음으로 인한 두통, 기억력 저하, 청력 문제 등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피해 사례까지 보고됐다.
채굴장 설립에 대한 반대 목소리는 단순한 ‘NIMBY(Not In My Backyard)’ 현상을 넘어, 지속가능성과 공공복리라는 관점에서 더욱 정교한 논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