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가 자금 세탁과 테러 자금 지원을 막기 위해 수립한 가장 엄격한 규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고 미국 재무부가 밝혔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 테러·금융정보부 시걸 맨델커(Sigal Mandelker) 차관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들에게 암호화폐 산업에 강력한 규제 적용 의사를 전달했다.
차관은 리브라뿐 아니라 미국 전역, 또는 일부 지역에서 운영하는 모든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미국 규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맨델커 차관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브라, 어떤 암호화폐든 미국 재무부의 입장은 같다. 자금 세탁과 테러 자금 지원을 막을 수 있는 기술을 처음부터 설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걸 맨델커는 암호화폐 산업이 기술 개발에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자신들이 구축하는 네트워크가 테러리스트나 범죄자가 자금을 숨기고, 움직이는 데 사용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데는 거의 조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차관은 스위스 정부, 국제결제은행, 국제 금융기관 관계자들을 만나 리브라와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차관은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FINMA)과 적절한 자금 세탁 방지 대책 도입뿐 아니라 법을 위반한 기업에 대한 조치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FINMA는 지난달 처음으로 두 블록체인 서비스업체에 은행·증권업 운영을 허가했다.
맨델커 차관은 스위스가 '크립토 밸리(Crypto Valley)'를 조성하는 등 핀테크와 혁신의 중심지를 자처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우려를 가장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의 리브라에 대해서는 프로젝트가 범죄 예방 조치를 생각해볼 수 있는 초기 단계에 있다고 발언했다.
리브라 측은 "금융 포괄성, 법률 준수, 소비자 보호는 상충하는 목표가 아니다"라며, 협회가 대중적인 정책 논의와 다양한 이해관계 프로세스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대형 소셜미디어의 참여로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정부와 규제 기관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G7 금융 정상들은 리브라를 비롯한 암호화폐 산업을 가능한 철저히 규제하여 세계 금융 시스템을 혼란에 빠뜨리지 않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