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다크코인’이라 불리는 모네로와 대시 등 암호화폐의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다.
업비트는 모네로(XMR), 대시(DASH), 지캐시(ZEC), 헤이븐(XHV), 비트튜브(TUBE), 피벡스(PIVX)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다고 지난 9일 공지했다. 이들 암호화폐는 유의 종목 지정 이후 상장폐지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업비트는 공지를 통해 "유의 종목 지정후 1주일 간 해당 암호화폐에 대한 자세한 검토를 통해 최종 상장 폐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며 "해당 소명 기간 동안 유의 종목 지정 사유가 완벽히 소명되지 않을 경우, 별도 공지를 통해 지원 종료에 대한 안내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반 암호화폐가 송금인와 수취인, 송금 액수가 모두 블록체인에 공개되는 것과 달리, 다크코인은 이를 숨길 수 있다. 다크코인은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측면에서 선호되기도 하지만 자금세탁, 마약 구입 등 범죄활동에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업비트의 다크코인 상장폐지 수순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FATF가 지난 6월 발표한 권고안은 암호화폐 거래소에 금융회사에 준하는 기준을 적용했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암호화폐 송금인와 수취인 정보를 수집 보유해야 한다는 의무가 포함됐다.
업비트는 "제도화 논의와 별개로 암호화 자산이 자금세탁이나 불법적인 목적으로 사용되어서는 안된다는 FATF의 합의를 존중한다"며 "송금인과 수취인을 명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프라이빗 암호화폐에 대한 점진적인 유의 종목 지정 및 거래 지원 종료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FATF 권고에 따라 금융당국의 다크코인 내부 모니터링도 강화되는 추세다. 금융위원회 산하 기관인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 관계자들은 지난 5일 핀테크산업협회에서 열린 '암호화폐 법제화' 간담회에서 거래소 관계자들에게 다크코인의 위험성을 언급하며 상장시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거래소 제도화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규제 준수를 위한 거래소들의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번 업비트의 다크코인 상장폐지 움직임은 모네로를 상장하고 있는 빗썸, 지캐시를 상장 중인 코빗 등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다크코인 상장 폐지는 세계적인 추세로,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먼저 다크코인 퇴출에 힘써왔다. 일본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체크는 지난해 금융청(FSB)로부터 업무개선명령을 받고 모네로, 지캐시, 대시, 어거 등 네 종류의 다크코인을 상장폐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