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출시를 허용한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 싱가포르와 태국이 수용 불가 의사를 밝혔다고 17일(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아가 보도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비트코인을 직접 취급하지 않고 비트코인에 투자 노출할 수 있는 규제 허가된 편리한 방안으로, 비트코인 투자 대중화와 기관 참여를 개선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에서는 블랙록, 피델리티, 프랭클린 템플턴 같은 유명 금융기관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작업을 주도하면서 규제기관의 승인을 받아냈다.
한편,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 수용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7일 싱가포르 금융당국은 암호화폐 거래는 매우 변동성이 크고 투기적이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에게 적합하지 않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싱가포르 통화청은 "개인 투자자에 대한 비트코인 현물 ETF 제공을 승인하지 않는다"면서 "해외시장에서 비트코인 ETF를 거래하는 투자자 역시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태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6일 성명을 통해 "당분간 비트코인 현물 ETF를 허용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현지 상장 기업들의 주가 조작과 사기 관련 조사로 큰 압박을 받고 있는 SEC는 미국 암호화폐 ETF 승인 이후의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SEC는 "해외시장에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 발전 상황은 아직 초기 단계"라면서 "이 같은 ETF는 태국 현지 상황에 맞는 직접적인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넥 유옌 SEC 대변인은 17일 "규제당국은 태국시장에 비트코인 현물 ETF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기초자산이 가진 위험성 외에 다른 우려는 없다"면서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는 일반 개인 투자자가 아닌 전문 투자자 그룹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SEC는 태국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 ETF를 제공하지 말라고 증권사들에게 경고한 상태다.
미국 ETF 승인 직후 11개 ETF를 제공하기 시작했던 시암상업 은행의 증권 계열사 '이노베스트X'는 지난 16일 거래를 중단했다.
싱가포르와 태국은 2022년 암호화폐 하락장을 겪으면서 시장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시장들이다. 각각 암호화폐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캐피털(3AC), 암호화폐 거래소 집멕스 등 대형 플레이어의 붕괴를 목격했다.
우리나라 금융당국는 11일 "비트코인 현물 ETF의 발행이나 해외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기존 정부입장과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으로 정의하고 있지 않고, 현행법상 ETF 기초자산에도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금융회사의 중개가 불가하다는 설명이다.
뒤늦은 규제 반응이 시장 공분을 산 가운데 14일 당국은 "미국은 우리나라와 법체계 등이 달라 미국사례를 우리가 바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 "금융시장 안정성, 금융회사 건전성 및 투자자 보호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