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당국이 '테라-루나 사태'의 본거지인 싱가포르 테라롬폽스 법인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 제드 라코프 판사가 공판에서 권도형 측이 신청한 싱가포르 금융당국의 테라폼랩스 관련 자료 비열람 요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싱가포르 테라폼랩스 자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다만 SEC가 싱가포르에서 확보하려는 문서가 어떤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SEC는 지난 2월, 권도형과 그가 창업한 테라폼랩스를 사기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SEC는 권도형이 테라 생태계에서 약 1만 개의 비트코인을 빼돌려 수시로 현금화하고, 이를 스위스 은행에 예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테라폼랩스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으며 싱가포르 현지 경찰 또한 지난 3월 테라 사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2018년 싱가포르 본사로 설립한 테라폼랩스는 루나(LUNA)와 테라 발행사로 코인공개(ICO)를 위해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다.
'루나-테라 폭락 사태' 직전까지 권 대표가 총괄을 맡았으며 개인 주주는 권도형과 신현성 단 두 명이다.
더불어 SEC가 공개한 기소장에 주요 범죄 중 하나로 언급한 결제 시스템 '차이(chai) 페이' 관련 수사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에 차이 법인도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싱가포르에 설립한 차이페이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신 의장으로 10만2528주를 보유중이다. 전체 주식(20만주)의 51.2%다.
그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보유한 게 권 대표다. 권 대표는 4만4803주, 지분율 22.4%를 차지하고 있다.
SEC는 "루나가 차이 결제에, 실생활에 적극적으로 채택될 것"이라며 권도형이 이를 대중들에게 홍보한 행위도 증권 판매에 준하는 것으로 범죄 혐의를 적시했다.
또 SEC는 테라폼 내부적으로 'LP 서버'로 알려진 서버를 사용해 "차이가 실제 원화 거래를 복제하기까지 했다"고 봤다. 실제 블록체인 상에서는 차이와 관련한 어떤 거래도 발생하지 않았다. 뉴욕 검찰도 사기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권씨는 6 개월간의 도피 행각 끝에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의 수도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여권을 이용해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로 출국하려다 검거됐다.
한편, 지난 18일(현지시간) 세르비아 경찰은 약 6개월동안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숨어 지냈던 220만 달러(한화 약 29억원) 상당 은둔 주택을 압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