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가 촉발한 유동성 위기에 파산을 결정한 암호화폐 대출 업체 '블록파이'가 샘 뱅크먼 프리드의 지주 회사 '이머전트 피델리티 테크놀로지'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가 보도했다.
해당 소송은 28일(현지시간) 블록파이가 뉴저지 파산 법원에 챕터 11 파산 보호를 신청한지 불과 몇 시간 만에 같은 법원에 제기됐다.
소장에 따르면 블록파이는 FTX 창업자가 거래소 파산 며칠 전 담보로 약정한 '로빈후드 주식'을 압류해 블록파이에 넘겨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블록파이는 "지난 9일 이머전트와 특정 '보통주'를 담보로, '무기명 대출자'의 지급 의무를 연장하기로 협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담보로 약정된 주식은 FTX가 보유하고 있던 온라인 증권사 로빈후드의 지분 7.6%이다. 지난 5월 FTX 창업자는 이머전트를 통해 로빈후드의 주식 6억4800만 달러 상당을 사들여 지분 7.6%를 확보했었다.
대출자는 FTX 자매 기업인 알라메다 리서치로 추정되고 있다. 블록파이는 "FTX 붕괴가 파산에 이르게 된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한 챕터 11 파산 신청서에서 "알라메다 리서치가 이달 초 약 6억8000만 달러의 담보 대출 상환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블록파이, 이머전트에 제기한 소장 / 출처 파이낸셜타임즈
지난 6월 테라·루나 사태에 휘청였던 블록파이는 뱅크먼 프리드의 긴급 금융 지원을 통해 운영을 정상화했지만, 지난 11일 FTX 생태계까지 무너지면서 결국 파산에 들어갔다.
블록파이의 채권자는 10만명 이상이며 보유한 현금은 2억5700만 달러 상당이라고 알려졌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즈는 사안을 잘 아는 두 소식통을 인용, 뱅크먼 프리드가 블록파이와 협약을 체결한 이후 11일 파산 신청 직전까지 비밀 메시지 앱 시그널을 통해 해당 주식을 비공개로 매각하려고 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