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중앙화 거래소(CEX) FTX의 실패에 많은 이용자와 자금이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으로 이동하고 있다.
15일 기준 데이터 분석 플랫폼 난센에 따르면 바이낸스, OKX 등 대형 CEX에서는 대규모 자금 유출이, 디파이 프로토콜에서는 대규모 자금과 이용자 유입이 확인되고 있다.
이용자들이 CEX보다 암호화폐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거래할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지난 7일간 많은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이용자 수 및 거래량 기준 두 자릿수 성장을 경험했다.
코스모스 블록체인 생태계 기반 탈중앙화 거래소(DEX)인 dYdX는 이용자가 99%, 거래량이 136% 증가했다. 이는 dYdX 토큰 시세에도 반영돼 70%가 넘는 상승 움직임을 연출했다. 탈중앙 대출 플랫폼 에이브(Aave)는 이용자가 70%, 거래량이 99% 증가했다.
최대 DEX 유니스왑은 월 이용자 수가 19%, 거래량이 21% 증가했다. 듄애널리틱스 통계에 따르면 유니스왑은 지난 한 주 동안 처리한 거래량은 203억 달러(한화 약 28조원) 상당이다. 전체 탈중앙화 거래소(DEX)의 주간 거래량은 310억 달러(한화 약 41조원)를 기록했다.
한때 유니스왑의 이더리움 일간 거래량은 9000억 달러(한화 약 1197조원)에 육박해 코인베이스, OKX, 게이트아이오의 종합 거래량을 넘어서기도 했다.
현재도 CEX 코인베이스를 제치고 두 번째로 큰 이더리움 보유 플랫폼 자리를 지키고 있다.
헤이든 애덤스 CEO는 트위터를 통해 "DEX가 CEX를 대체하기 시작한 것인가"라면서, ETH/USD(또는 스테이블코인)의 총 거래량 기준 ▲바이낸스 19억 달러 ▲유니스왑 11억 달러 ▲코인베이스 6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니스왑 웹 애플리케이션의 하루 신규 거래 지갑 수는 5만5550개로,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거래소는 트위터를 통해 "자가 수탁과 투명성이 요구되면서, 이용자들이 자신이 알고 신뢰하는 거래소로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일간 신규 거래 월렛 / 출처 유니스왑 트위터 계정
반대로 CEX에서는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일주일 동안 약 14억4000만 달러(한화 약 2조원)가 빠져나가 거래소 중 가장 큰 순유출을 경험했다.
OKX에서는 12억4000만 달러(한화 약 1조6500억원)로, 두 번째로 큰 자금 유출을 겪었다. FTX는 9억 달러(한화 약 1조2000억원) 크라켄은 5억8600만 달러(한화 약 7800억원)의 자금 유출이 있었다.
지난 일주일 동안 OKX, FTX, 크라켄, 쿠코인, 코인베이스, 후오비, 게이트아이오, 제미니, 팍소스, FTX US, 크립토닷컴에서 총 63억3000만 달러(한화 약 8조4200억원)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한편, 해당 데이터는 이더리움과 이더리움 기반 ERC-20 토큰 관련 자금만 집계한 결과다.
대규모 자금 유출은 CEX에 대한 이용자 신뢰가 크게 손상됐으며, DEX가 제공하는 자가 수탁(self-custody)과 투명성의 중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용자들은 CEX와 달리 DEX에서는 자기 자금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어 인출 동결, 네트워크 차단에 대한 위험 부담이 덜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