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노드 '15%' 장악한 클라우드 서비스 "채굴 지원 안 해"

이더리움 노드의 약 15%가 이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헤츠너'가 암호화폐 채굴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26일(현지시간)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독일 데이터센터 '헤츠너'는 미국 대형 커뮤니티 '레딧'을 통해 자사 호스팅 서비스를 암호화폐 채굴 애플리케이션에 사용하는 것이 불가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헤츠너는 "서비스 약관에 따라 채굴 관련 애플리케이션에 어떤 헤츠너 상품도 사용할 수 없다"면서, 비허용 대상으로 '이더리움', '지분증명(PoS)', '작업증명(PoW)' 등을 직접 거론했다. 기업은 "단 한 개의 노드만 가동하더라도 이를 서비스 약관 위반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별도의 채널을 통해서도 "헤츠너 전용 서버와 클라우드 서버에서 암호화폐 채굴에 사용되는 앱을 가동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자사 정책은 채굴, 운영, 노드, 블록체인 데이터 저장을 포함해 암호화폐 관련 앱 가동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많은 이더리움 이용자가 헤츠너를 이용 중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해당 사안을 어떤 방식으로 다룰 것인지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년간 문제 없이 헤츠너에서 암호화폐 앱을 가동해온 이용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기업이 수년간 이러한 약관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암호화폐 관련 앱을 호스팅했다는 사실을 비판했다.

◇심화되는 이더리움 '중앙화' 우려

일각에선 헤츠너의 공식 입장이 이더리움 노드의 중앙화 문제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메사리 보고서는 이더리움 메인넷 노드의 상당 부분이 아마존웹서비스(AWS) 같은 중앙 서버에 호스팅돼 있다면서 이더리움의 중앙화 문제를 제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더리움 메인넷 노드의 53% 이상이 아마존에, 15%가량이 헤츠너에, 4%가 OVH에 호스팅된 상태다. 전체 노드의 총 70%가 3개의 클라우드 제공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합의매커니즘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는 '머지(Merge, 병합)' 업그레이드가 이같은 중앙화 상태를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PoS에선 5만 달러에 상응하는 32 ETH를 예치하면 검증 노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금력을 통해 많은 노드를 운영하는 것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지난 8월 거래 익명성을 위한 믹싱 서비스 '토네이도캐시'에 미국 정부가 제재 조치를 가하고, 그에 따른 업계 지원 가능성이 나오면서 네트워크 검열 및 통제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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